당근마켓 순기능들

‘사람은 만나야 일이 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신분증 인증이 가능하면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다. 인터넷 쇼핑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얼굴을 보고 만나서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 모임도 화상채팅 앱을 활용, 서로가 누군지 알 수 있다. 웬만한 생활이 ‘방구석’에서 모두 이뤄지는 시대다.

 

공동체보단 개인의 삶을 우선시 하는 개인주의와 이보다 더한 이기주의가 만연한 시대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한다. 옆집에 사는 이가 누군지도 모르고(아니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이웃이란 말은 온라인 상의 친구관계에서나 통하는 말이 됐다고들 말한다. 그만큼 현대사회가 과거와는 달리 삭막해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클리앙 등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당근마켓’의 순기능이라며 올라온 사진들이 눈에 띈다. 당근마켓은 지역(우리 동네)을 기반으로 한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15년에 개설된 이 플랫폼은, 플랫폼 자체의 검증 시스템으로 인증된 사용자만 거래가 가능하며, 택배 대신 특정 장소에서 약속을 잡아서 만나는 직거래를 권장한다. 이 때문인지, 이 플랫폼에서는 중고거래 못지 않게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 벌레 잡아주실 분
 

 

2. 잃어버린 강아지를 다시 찾았어요~

 

 

3. 뜻밖의 기능 ^^;

 

 

이런 소통이 온라인에서 수월하게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최대한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이 노력은 이제 사람의 경험이나 느낌에서 오는 ‘감’이 아닌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한다. 게시글을 분석해 판매 금지품목은 있는지, 전문판매업자의 글인지, 허위 사실이나 광고, 중복게시글인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물론 포털사이트 등에 검색해보면 당근마켓 중고거래를 활용했는데 기대 이하의 물건을 받았다거나, 사기로 의심되는 피해를 받았다는 글도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미담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더 이상 ‘비대면=못 믿겠음’이란 선입견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아무쪼록 기술 발전이 고도화하는만큼, 우리 사회의 신뢰도도 더욱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고신뢰사회’로 나아간다는 긍정적인 신호였으면 좋겠다.

 

참고
1. <당근마켓의 순기능>, 인벤·클리앙
2. <당근마켓의 뜻밖의 기능>, 웃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