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인성에 문제 있어?”
2020년 최고의 유행어를 만든 사나이 이근. 그냥 봐도 오지게 세 보이는 사람이지만, 경력을 살펴보면 괴수도 이런 괴수가 없어 보인다. 고등학교 때는 미국 국가대표 수영 선수. 이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와 UDT에 선발. 각종 표창을 받으며 활약. 전역 후 각종 방송사의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전술 교관.
그런데 이런 이근이 존경해 마지않는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역사 속 위인이 아니다. 무려 현재 살아있는 사람이고 나이도 이근과 동갑이다. 이근은 어째서 나이도 같은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을까? 그가 누군지 알고 나면 당신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근이 존경하는 인물은 바로 한국계 미국인 ‘조니 김’이다. 외모는 이근과는 다르게 편안한 인상이지만, (살 빠진 정준하?) 경력을 살펴보면 이근보다 더한 괴수다.
네이비실에서 저격수로 복무하며 중동에서 100여 차례 전투 작전을 수행. 은성훈장, 동성훈장, 해군/해병대 공로 훈장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은성 훈장은 군인에게 수여 되는 최고 훈장 중 하나로 미국에선 이 훈장을 받으면 전쟁 영웅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조니 김은 의무병으로 복무하기도 했는데, 함께 전투에 참여했던 동료 2명의 죽음을 지켜보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 이후 본인 경력에 의사라는 직업까지 추가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 우주 비행사이자 의사였던 파라진스키로부터 영감을 받고 우주 비행사 후보생으로 지원한다. 당시 지원자 수는 18,300명. 경쟁률은 1,600 : 1. 조니 김은 이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나사 우주비행단에 선발되었고, 2024년까지 달에 가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 (형, 어디까지 가려고 그래?)
이근 대위는 이렇게 말한다. “조니 김은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All around person(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사람)’입니다. 특수부대 저격수, 의사, 우주 비행사. 이 3가지 모두 연관성이 없는 것들인데, 그는 완벽한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이는 굉장히 똑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당연한 결론이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맞는 말…) 워낙 커리어가 압도적이라 미국 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곧 대통령이 될 거라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니 김의 인생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불우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군에 들어간 계기도 ‘어머니와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강력해질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한다.
이근 대위도 이와 비슷한 과거가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가서 백인들만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며 인종차별과 학교폭력에 시달려야 했고, 강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에 네이비실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아버지의 “군인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한국군에 들어가라.”라는 말에 네이비실이 아닌 UDT에 지원하게 된다.
이근도 그렇고 조니 김도 그렇고, 보고 있으면 절로 ‘초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들의 과거까지 알고 나면 초인(위버멘쉬)을 부르짖었던 니체의 명언 하나가 떠오른다.
두 사람 모두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고통을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할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괴수, 초인 같은 말이 어울리는 어른이 되었다.
태도가 전부다. 똑같은 고통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좌절의 이유가 될 수도 있고, 극복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극복하겠다는 다짐만으로 누구나 이들처럼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져버리느니, 이악물고 덤비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임을 잊지 말자.
참고 : 이근대위가 존경한다는 미국 한인 최고 스펙 보유자.jpg,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