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연결망은 정말 신기하다. 소식이 뜸했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기도 하고 나아가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나 역시 유년시절을 함께한 친구와 10년 동안 연락이 뜸했다가 SNS 친구로 연결돼 있었던 덕분에, 다시 서로가 생각보다 가까이 살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10년간 단절 돼 있었던 인연을 다시 이어나가고 있다.
인스타에서 뼈있는 메시지와 패러디 가득한 사진, 그리고 사회적 기부로 연예인부터 일반인들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방송인 유병재. 그런 그에게 ‘승윤 오빠’의 팬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유병재는 자연인으로 유명한 개그맨 이승윤의 안부를 묻는 카톡창으로 팬의 부탁에 응답했다. 그런데 팬들 반응이 미지근했다.
알고 보니 승윤 오빠는 개그맨이 아닌 아이돌그룹 위너의 강승윤이었던 것. 이에 낙담한 이승윤에게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멘션) 기능으로 안부를, 이걸 본 찐 당사자 강승윤 역시 안부를 물으면서, 승윤 오빠의 안부를 묻는 메시지에 벌써 3명의 연예인이 유병재의 인스타에서 소식을 주고 받았다. 역시 유병재는 연예계와 대중을 잇는 ‘슈퍼 커넥터’ 같은 존재였다. 과연 유병재가, 자신에게 부탁해 온 사람이 아이돌 강승윤을 찾는 걸 몰랐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알면서도 모른 척 일부러 자연인 이승윤을 소환시켰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고보니 연예인도 일반인도 10명 중 9명이 SNS 계정을 갖고 있는 요즘, 얼마든지 해당 연예인에게 팬심을 드러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세상이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끼리 충분히 안부를 직접 물어볼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타인의 입을 통해 그 사람의 소식을 묻고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대답해주는 사람 역시 자연스럽게 내가 궁금해하는 사람의 소식을 전해주지만, 어디까지나 가장 정확한 건 여건이 된다면 내가 직접 묻는 것이 훨씬 낫다. 혹시 간만에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났는가. 페이스북과 인스타에 올라오는 게시물로 말하지 않아도 근황을 알고 있다면, 먼저 용기를 내 ‘잘 지내니?’라고 메시지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데이비드 버커스의 책 ‘친구의 친구’에서는 한 개인의 잠재적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약한 유대관계의 인맥을 끌어내라고 조언한다. 여기서 약한 인맥이란 한동안 연락한 적이 없거나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 휴면상태의 인맥도 포함한다. 저자는 약한 인맥이야말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지금부터 각자 SNS에 팔로잉하거나 팔로우를 맺은 사람들을 곰곰이 살펴보자.
참고
1. 유병재 인스타그램 캡처(썸네일 이미지 포함)
<https://www.instagram.com/p/CEHTb9WpF7R/?igshid=1n7nmjtnvcdaw>
2. <유병재 인스타 댓글 근황>, 웃긴대학
3. <친구의 친구>, 데이비드 버커스 저, 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