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직장인 이야기에서 늘 회자되는 건 크게 3가지다. 꼰대 오브 꼰대력을 자랑하는 상사들의 분노 유발 에피소드와 또는 가까이하기에도 멀리하기에도 애매한 동료, 그리고 어떻게 저런 친구가 내 밑에 들어왔냐고 반문하고 싶을 정도의 후임(후배, 부하직원)의 이야기다. 여기서 후임, 그러니까 갓 입사한 지 얼마 안되는 신입사원들의 웃지도 울지도 못할 에피소드는 읽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자극하게 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나라 대표 기업 두곳의 신입사원 에피소드가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먼저 우리나라 최고 기업인 삼성의 얘기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건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이 겪었던 일화다. 김 부회장이 혼자서 사업장 순회를 하던 중에 있었던 일이다.
김 부회장이 누군지 몰랐던 신입사원의 패기 아닌 패기에 댓글의 반응은 철없는 신입을 응징하는 분위기였다. 더군다나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굳이 김 부회장과 마주치지 않았더라도 큰 실례를 저지른 셈이다.
다음 사연은 롯데의 얘기다. 사연의 출처는 최근의 일이 아닌 2015년의 일이다. 그해 롯데는 오너가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그리고 신동빈 회장의 어눌한 한국말 구사와 일본 국적 취득에 따른 병역 면제 이슈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와 있었다. 다소 민감한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이 게시물의 댓글에는 “간바떼 구다사이(がんばってください, 열심히해주세요)”는 일본 현지에서도 손윗사람에게는 써서는 안될 표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카더라에 따르면 이렇게 말한 신입사원은 롯데 관련 계열사로 갔다고 했다. 물론 위의 삼성 신입사원처럼 롯데 신입 역시 고난도의 채용과정을 거쳐 들어온 것이니 부당한 해고 조치는 당하지 않았던 것 같다. 삼성은 이 사건 이후 신입 교육에 이사진들이 누군지 숙지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는 댓글도 있었다.
좋게 말하면 패기요, 나쁘게(어쩌면 우리네 정서상 당연히) 말하면 철없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 두 회사 신입사원의 이야기에 네티즌들이 반응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하나는 ‘라떼’는 저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는 피곤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자신에 대한 안도감일 것이다. 또 하나는 ‘사회초년생’이라는 이름이 가진 어드밴티지(?) 일 것이다. 아직 ‘신입이니까’ ‘뭘 모르니까’하는 생각에, ‘어느 선까지 참고 넘어가줘야 하나’라는 사회적 합의에 대한 궁금함일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지도 10년이 넘어가는 나로서는, 사연 속 신입의 간 큰 행동에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할 뿐이다.
참고
1. <패기의 삼성 신입사원, 간 큰 롯데 신입사원>, 웃긴대학·에펨코리아 등
2. <“신동빈 회장님 ‘간바떼 구다사이(열심히 해주세요)'”>, 비즈팩트
썸네일 이미지 출처 : 무한도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