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00만원짜리 도시락.jpg

일본은 도시락 문화가 굉장히 발달했다. 집에서 싸는 도시락뿐만 아니라 밖에서 파는 도시락도 굉장히 다양하다. 심지어 도시락을 사서 집에 귀가하는 사람도 많은데, 1인 가구의 경우 집에서 밥을 할 일 없이 밖에서 먹거나 도시락을 사서 귀가한다고 한다. 일본은 한마디로 도시락 천국인 셈. 그런 일본에서 무려 300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돗토리산 와규 희소 부위 4.5kg
돗토리산 백미 1.8kg
목조 공예 상자
가격 292929엔 (세금 포함)

 

이 도시락은 일본 와규 협회가 최고 품질로 평가한 돗토리현의 프리미엄 와규 쇠고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소 모양의 케이스에 각 부위에 해당하는 고기를 넣어 놓은 모양이다. 도시락 하나로 소 한 마리를 먹는 기분을 낼 것만 같다. 도시락은 2층으로 제작되어 하단에는 쌀밥이 채워져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밥을 고기로 싸 먹어도 되는 수준이랄까.

 

이 도시락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300만 원. 엔화로는 292929엔이다. 일본어로 29=니쿠=고기라서 언어유희로 책정한 가격인 듯하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 크기가 훨씬 큰데, 혼자 먹기는 양이 많고 3~4명이 나눠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만한 양이다. 실제로 국내 한 유튜버가 일본에서 직접 먹어봤는데, 하루 3끼를 이 도시락으로 때웠다고…

 

 

그런데 영상을 촬영한 유튜버는 이 도시락을 사 먹을 거냐고 묻자 아니라고 답했다. 고기+쌀밥 조합이라 맛은 있는데, 아무래도 도시락이다 보니 먹을 때 조금 식어있어서, 가격에 어울리는 완벽한 맛은 아니었다고 한다. 행사나 기념일에 기분 내는 용도로나 쓰지, 정말 배를 채우려고 맛을 음미하려고 사 먹을 음식은 확실히 아니다. 그럼 이런 도시락은 왜 만들어지는 걸까?

 

와규 도시락뿐만이 아니다. 이런 식의 프리미엄 메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다. 비슷한 예로 필라델피아 바클레이 프라임이라는 식당에서 만든 10만 원짜리 샌드위치가 있다. 직접 구운 빵에 집에서 만든 겨자 소스를 바르고, 환상적인 마블링을 자랑하는 고베 와규를 얇게 썰어 올렸다. 여기에 캐러멜 소스를 곁들인 양파, 껍질을 벗긴 얼룸 토마토, 트러플 크림이 들어간 탈레지오 치즈를 얹는다. 마지막으로 버터를 듬뿍 바른 랍스터 꼬리까지 올린다.

 

 

이 샌드위치는 엄청난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유명 신문과 방송에서 샌드위치를 다룬 기사와 방송을 내보냈다. 그렇게 바클레이 프라임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다. 일본의 300만 원짜리 도시락도 같은 용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와규’라는 말을 몰랐다. 나 같은 사람이라면 이 도시락 얘기를 접하며 자연스레 와규의 존재를 알게 된다. 즉, 프리미엄 도시락의 목적은 입소문과 홍보에 있는 셈이다.

 

SNS가 발달한 오늘날 입소문은 더욱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광고보다 입소문이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광고업자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제 300만 원짜리 도시락은 너무도 고전적인 입소문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이렇게 나조차도 소재로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300만 원짜리 도시락을 보며 ‘과연 내가 하는 일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어떤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참고
1) 일본의 300만원짜리 도시락.jpg, 웃긴대학
2)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300만원짜리 도시락을 시켜버렸습니다!-허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