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10대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1919년. 우리나라가 일제에 지배당한 지 10년째. 고종황제가 승하하고 백성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당시 세계에는 제국주의에 지배당하는 약소민족의 독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민족자결주의’나 ‘반제국주의’ 사상이 등장하고 있었고, 이에 우리의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민족대표 33인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종로에서 만세 시위가 시작된다. 이것이 바로 3.1 운동이다.

 

 

 

 

 

 

 

 

 

 

 

 

 

 

 

교과서에서 ‘학생’이라는 단어로 배웠을 때는 그다지 대단한 감상이 없었다. 뭐, 당시에는 나도 학생이었고, 그냥 ‘학생들도 나섰구나’라는 생각 정도였다. 하지만 서른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들의 얼굴을 사진으로 보고 있으니 느낌이 전혀 달랐다. 존경심과 감사하는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하게 솟아올랐다. 사진 속의 영웅들이 너무나 앳돼 보였기 때문이다.

 

고작 17, 18살. 심지어 15살의 나이에. 총칼을 앞에 두고 만세를 외쳤을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 당장이라도 ‘엄마’를 외치며 도망쳐도 이상하지 않을 10대들이 만세를 외치다 붙잡혔다. 아마도 그 후에 모진 고문도 당했을 것이다. 사진 속 얼굴이 다들 부어 있다. 아무리 어려도 그런 결과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부풀려진 이야기와 어린 마음에 더 무서워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들은 기꺼이 나섰다.

 

사진 속 얼굴이 너무도 평범하다. 그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우리는 이들을 영웅으로 기억하지만, 당시에 이들은 다만 우리 동생이고, 조카이고, 딸이고, 아들이었다. 민중의 기대와 염원을 받아 영광스럽게 나선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을 뿐이다. 이 중에서 누가 100년 후의 영광을 기대하며 만세를 부르짖었겠는가. 이들은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래서 더 멋있고, 값지게 느껴진다. 영웅이라는 말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다.

 

100년 전의 10대들을 보며 지금의 나를 반성한다. 나는 저들의 2배에 가까운 삶을 살았건만, 저들보다 뜻깊은 삶을 살지 못했다. 하루를 살아도 그냥 살 게 아니라 저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참고 : 100년전 10대들 수준 ㄷㄷㄷㄷ.JPG, ML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