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어디일까? 한때 최고급 아파트로 유명했던 게 도곡동 타워팰리스였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타워팰리스를 건설한 것은 삼성이다. 이건희 회장이 1986년부터 삼성타운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지만, IMF 사태로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대신 최고급 주상복합단지를 건설하게 된 것이 지금의 타워팰리스가 되었다. 이전에도 고급 아파트는 있었지만, 호화로운 시설, 최고급 보안, 초고층 높이를 자랑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타워팰리스가 시초였다. 그런 만큼 유명세를 떨쳤고, 엄청난 가격에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상징처럼 쓰이기도 했다.
그럼 타워팰리스 같은 초고급 아파트의 구조는 어떤 모습일까? 한 커뮤니티에 102평짜리 타워팰리스의 평면도가 올라왔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2개의 거실이다. 출입문도 따로 있어서 사실상 집 2채나 다름없어 보인다. 거실마다 주방과 식당이 딸려 있다. 침실은 5개, 화장실은 4개, 방마다 발코니도 붙어 있다. 타워팰리스가 우리나라 고급 주상복합의 시초인 만큼, 후대에 나온 최고 평수는 대부분 이런 식으로 설계된다고 한다. 나는 너무 넓어서 돈 있어도 못 살 것 같았다. 저렇게 넓으면 청소하다 하루가 다 가겠다는 얘기를 했다가, “저기 사는 사람이 왜 청소를 직접 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하긴…)
그럼 타워팰리스는 아직도 가장 비싼 아파트일까? 아직도 타워팰리스라는 이름이 초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시세는 그렇지 않다. 사실상 타워팰리스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반면에 요즘 자주 언급되는 ‘한남더힐’이나 ‘삼성동 아이파크’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
타워팰리스가 최고가의 자리에서 내려온 데에 특별한 이유나 우여곡절의 사연 같은 건 없다. 아무리 초고급 아파트라도 20년의 세월이 흐르기도 했고, 타워팰리스가 자랑하던 호화 시설도 다른 초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시대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보통 사람으로서는 엄두도 못 낼 가격을 자랑하고 있기는 하다) 그 이름 높은 타워팰리스도 시간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소유보다 경험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지만, 소유는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쨌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곳에 투자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
1) 타워팰리스 100평 구조, SLR클럽
2) 2020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과 가장 비싼 아파트 베스트10,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