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직장생활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은 퇴근시간이었다. 하루의 끝은 어떻게 보낼까하는 생각에 괜히 들뜨기도 했다. 업무 특성상 내가 맡은 업무는 마감이 됐어도, 아직 업무가 끝나지 않은 상사와 동료들이 있었다. 그래서 인사는 ‘내일 뵙겠습니다’ 또는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였다. 그러면 남은 사람들은 목례나 ‘안녕히 가세요’로 답해주곤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돌고 있는 퇴근 인사와 관련한 사연이 눈에 띄었다.
‘안녕히 계세요’는 누군가가 먼저 갈때 쓰는 흔한 인사다. 하지만 퇴근시간 직장인들 사이에선 감히 꺼내서는 안될 인사인가 보다. (사회생활 11년 만에 새삼스럽게 자각했다.) 글쓴이는 다음날(아마 금요일이었나보자) ‘주말 잘보내세요’하고 인사하고선 이 글에다가 다시 또 글을 쓴 것 같다. 자신이 왜 커뮤니티에다가 하소연 글을 올렸는지에 대한 이유다.
이런 사연을 보면서 생각건대, 말단 신입사원이건 10년 또는 20년차 부장님 또는 사장님이건 모두가 ‘칼퇴’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장 자체가 ‘안녕히’ 있을 곳이 못 된다는 것도 실감했다. 그래도 직장인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은, 현대인들이 하루 그리고 일주일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기 때문 아닐까. ‘안녕히 계세요’라는 흔한 인사가 어색해지지 않도록 정말 안녕한 직장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
참고 <안녕히계세요 하고 퇴근했다가 혼남….>, 인스티즈(링크)
썸네일 이미지 출처: 드라마 ‘직장의 신’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