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곳의 음식은 맛있는 걸 넘어서서 예술의 경지까지 올라갔다는 걸. 특히 이태리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주로 마시는데,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울지라도 마시다 보면 정말 그만한 게 없다. 뜨겁고 빨리 마시는 이탈리아 에스프로스는 마실수록 풍미가 깊다. 커피의 고장인 만큼 이탈리아 사람들이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어마하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이탈리아 사람이 처음 마셔본 아메리카노에 대한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들은 정말 아메리카노를 안 마실까?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이탈리아 친구가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파스타를 먹고 슬퍼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 정도만 되면 우리가 먹는 이탈리아 음식이 현지와는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변형되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음식이 그렇다. 현지 입맛에 맞춰서 들어오거나, 미국에서 변형된 음식들을 접하곤 한다. 대표적인 음식이 이탈리아 음식과 인도 음식 같다.
인도 음식은 영국에서 한 번 서양화를 거쳐 들어와서 훨씬 부드럽게 제공되는 식당들이 한국에도 많다. 나는 인도와 네팔 여행을 두 달 동안 다녀왔는데, 그 때 맛봤던 현지 음식보다 한국에서 맛보는 음식이 훨씬 입에 맞았다. (인도 음식에는 ‘마살라’라는 향신료가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데 이게 한국 사람 입에 맡기가 상당히 어렵다…)
음식도 변형되거나 현지에 맞춰서 바꿔진다. 그래서 사람들도 음식처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처세술이 필요한 것 같다. 만약 다른 나라에 가서도 여전히 고국에서 좋았던 걸 비교한다면 결국 불만만 커질 뿐이다. 특히, 한국에서 안 좋은 점을 계속 ‘한국은 이래서 안 좋아’ 이렇게 얘기한다면, 본인이 살고 있는 환경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게 되어버린다. 어느 나라나 장단점이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즘 추세를 보면 지금 이 시국에 한국에서 산다는 건 상당한 축복에 속한다…
시스템과 환경을 탓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바뀌지 않는 거에 너무 예민하고 불평하는 것 보다는 지금 누리는 장점을 더욱 바라보는 ‘스펙트럼’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개인은 아무런 노력하지 않으면서 나라 탓, 환경 탓, 시스템 탓을 하는것 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다. 절을 탓하기 전에 중의 태도를 먼저 반성해보자.
참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국인들만 마시는 이유?>, BO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