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카페가 유난히 많은 슬픈 이유

카페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너무 좋은 일이지만 유난히 많다고 생각되는 카페. 특히 직장가나 번화가에 가면 한 블록 건너 카페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 카페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방송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는 왜 한국 사람들이 카페를 좋아하고 한국에는 카페가 많은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번 쯤은 궁금했다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김영하 작가는 툇마루를 떠올리며 카페가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옛날에는 동네마다 툇마루가 있었는데, 현대에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툇마루 문화가 사라졌다.

그래서 그 역할을 카페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타인과 함께 공유하는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서 카페의 수요가 늘어났다.”

 

더불어, 그는 카페라는 게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이라고 말했다. 카페에서는 음료만 마시는 게 아니라 공간을 사용하려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과 공부를 하고 때론 사람들과 편하게 앉아서 이야기할 공간의 용도로 카페에 간다. 그렇지만 이런 용도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

윤현준 건축학 교수는 공공 휴식 시설의 부재로 바라봤다.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사람들이 잠깐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서울에는 블록 블록마다 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렇지만 돈을 줘야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건 무척 슬픈 일이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나 서울이나 마찬가지로 공원이나 탄천 같은 공공시설이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밥을 먹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러 가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면이 꽤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해보니 카페가 많은 또 다른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 카페가 많다는 걸 그저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봤었는데, 또 다른 면도 있었다. 한 가지 사실을 바라볼 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 이렇게 입체적으로 한 사건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특정 종류의 책만 보거나 한쪽에 편향된 기사를 접하게 될 경우, 더더욱 스스로가 그 편향 속에 갇힐 수도 있게 된다. 우리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과 맞지 않는 의견이라도 한 번 쯤은 들어볼 필요가 있다. 입체적인 사고를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편향에 갇히지 않게 하기 위함도 크다.

 

참고 <알쓸신잡>,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