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시대가 가져온 폐혜

“요즘 누가 검색을 네이버에서 하나요, 유튜브로 하지”

최근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말이었는데, 놀라웠다. 검색하면 당연히 네이버인줄 알았는데, 동영상 기반인 유튜브라니… 이제 정말 문자 기반의 플랫폼과 검색 서비스는 옛것이 돼버린 것 같아 어색했고, 지금도 낯설기만 하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환영하지 않는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 트위터 메시지를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 댓글과의 맥락을 살펴보자면, 게임 관련 영상을 보는데 글로 정리했다면 10초만에 파악했을 내용을 장장 3분(!)에 걸쳐 영상을 시청한 후에야 파악이 가능했다는 내용이다. 하얀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라하며 딱딱하고 재미없게만 느껴질 줄 알았던 ‘텍스트’가 영상보다 내용을 이해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정리하자면, 글(텍스트)의 큰 장점은 이를 보는 독자 스스로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책을 읽을 때 우리가 아는 부분은 설렁설렁 책장을 넘기면서 볼 수도 있고, 잘 모르거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히 보면서 내용을 파악한다. 하지만 영상은 다르다. 움직임 그 자체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지만, 움직이는 시간의 흐름마저 카메라에 담아버린다. 이를 파악하는 독자는 그 흐름에 먼저 따른 뒤, 내용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되감을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만 다시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은 필요한 상황에 한해서 일 뿐, 대개 영상의 경우 그 흐름을 먼저 ‘따라가야’ 한다.

 

다소 격한 내용의 짧은 트위터 메시지에서 새삼 글의 가치를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더 빠르게 또는 세상이 정한 ‘속도’에 따라가는 것이 미덕이 된 요즘, 하루 24시간 중 잠시라도 우리 스스로의 속도에 맞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한 권의 좋은 책이 그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참고 <유튜브 시대가 가져온 폐혜.jpg>, 루리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