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언제할 것인가?’에서도 언급됐듯, 살면서 무언가를 마무리하고 시작하기 좋은 때는 연말과 연초다. 물론 이를 더 잘게 나누면 월말과 월초, 또 하루의 시작과 끝, 1시간의 시작인 0분과 그 끝인 59분 59초가 있을 것이다.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새해에 새운 목표가 1월 3일로 끝이 났다거나(작심삼일), 2월1일자로 잊혀졌더라도 괜찮다. 다시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면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달성’없는 목표세우기에만 급급할 수 없다. 메모가 가능하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장 대표적인 예로 ‘다이어트’)를 적어보자. 어쩌면 적는 순간 ‘이렇게 적는다고 달라질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종이에 4글자를 적는 순간, 실천은 시작됐다. 문제는 적고 나서 ‘다이어트’가 일상을 압박하는 짐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삶을 유지해도 문제가 없었는데, 굳이 애써 ‘다이어트’라는 힘든 실천을 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당연하게 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동안 다이어트를 계획하고선, 소기의 성과보다는 작심삼일로 돌아가거나, 주어지는 일과에 치여 묻혀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살면서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키려면 자신이 정한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불안지대’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성장할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도비만 남성의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자신이 이 남성만큼 살을 찌워 함께 다이어트에 도전한 트레이너 얘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80kg대였던 트레이너의 체중은 4개월 만에 27kg를 찌워 어느새 100kg를 넘었다. 뚱뚱해지는 과정에서 체력저하로 인한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느낀 그는 왜 고도비만인들의 다이어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지 이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목표치만큼 찌운 그는 고도비만 남성과 함께 운동했다. 트레이너의 정성에 감동한 남성은 60kg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이처럼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불안지대로 나아감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자신의 안전지대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숱한 도전과 실패가 반복된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첫날에는 안 하던 격한 운동도 하고 안 먹던 닭가슴살도 먹어보고, 간헐적 단식도 해보는 등 세상이 말하는 다이어트 방식을 따르다가, 어느 순간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은 천성적으로 ‘전부 아니면 무(無)’를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앞뒤 물불 안가리고 전진하거나 또는 내일 해야지하면서 차일피일 미룬다.
누구나 위 사례와 같은 트레이너를 만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도전과 실패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보다 작은 단위로 잘게 쪼갤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메모했다면 다이어트의 필수 요소인 운동과 식단관리를 적어보자. 그전에 지금 메모를 하던 도중 불현듯 ‘당’이 떨어졌다고 느낀다면 당장 달달한 것을 사러가는 행동을 잠시 멈추고, 달달한 것 대신에 출출함과 기분을 만족시킬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미 또 다이어트 성공 퍼즐 한조각이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멈추고 다시 생각해보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참고
1. <트레이너가 다이어트 시킬려고 같이 살찌우는 예능> 웃긴대학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