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약을 먹으면 벌어지는 일

“우울증은 감기와 비슷합니다. 약 먹으면 돼요.” 요즘 우울증에 관한 고민 글이 올라오면 이런 댓글이 많이 달린다. 아마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인식의 변화를 겪은 분야는 정신과가 아닐까 싶다. 옛날에는 정신과라고 하면 미친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정신과 다닌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연예인이 공황장애를 이유로 약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TV에서 말하기도 한다. “정신적 문제는 호르몬 불균형과 그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불안정 때문에 발생하고, 우울증약을 먹으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대중 사이에 충분히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신과를 방문하고 약을 먹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과거의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데서 오는 두려움도 큰 원인이다.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약을 먹어도 괜찮을까? 혹시 부작용은 없을까?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안타깝게도 이러한 궁금증에 제대로 된 답변을 얻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35년간 정신과 약을 먹어온 심리학자가 고백하는 정신과 약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 <블루 드림스>다.

 

1) 대한민국은 약을 알아야 한다

 

내가 <블루 드림스>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이 우울증약을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항우울제 소비량은 OECD 최하 수준이다. 한국인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에 그런 거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높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은 매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은 우울증을 방치하고 있다. 건강해서 약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약을 먹어야 하는데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울증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10~20대의 우울증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블루 드림스>를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밖에 없다. 우울증약에 관한 지식은 그저 교양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한 지식이다.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출산율이나 부동산 문제처럼 경각심을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일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약에 관한 공부가 시급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을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내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2) 우울증약을 먹으면 벌어지는 일

 

<블루 드림스>를 추천하는 2번째 이유는 솔직함이다. 이 책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는 심리학자다. 동시에 35년간 실제로 우울증약을 복용한 환자이기도 하다. 과연 어느 입장에서 <블루 드림스>를 썼을까? 내가 읽어본 바로는 90% 환자의 입장에 가까웠다. 심리학자답게 전문적인 내용을 풀어내지만, 그런 내용을 철저히 환자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그래서 약의 부작용에 관해서도 가감 없이 알려준다. 이 책은 감추고 포장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아주 솔직한 고백 같은 책이다.

 

 

게다가 로렌 슬레이터는 그 유명한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를 쓴 작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심릭학 교양서적으로 알려진 책이다. 이러한 필력은 솔직함에 생생함까지 더한다. 우울증약을 먹으면 벌어지는 일에 관하여 이보다 솔직하고 생생하게 알려주는 책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3)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

 

<블루 드림스>를 추천하는 3번째 이유는 기울어지지 않은 전문성이다. 저자는 우울증약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공포를 조장하지도 않는다.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한계가 있음에도, 우울증약이 필요한 이유에 관해서 매우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앞서 우울증약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전문가와 환자 양쪽을 모두 겪은 저자의 경험이 큰 장점으로 발휘된다. 우울증을 두려워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울증과 그 치료 방법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확실한 전문성이다. 동시에 의사 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균형감각도 필요하다. 심리학자로서 로렌 슬레이터의 경력은 그런 전문성을 확실하게 보장한다. 책을 읽다 보면 그녀의 집요한 전문성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우울증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관한 인식과 대처 수준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 수준에서도 그렇고 개인적 수준에서도 그렇다. <블루 드림스>는 그런 상황을 타개할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고, 당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이다. 어떤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달라지는 책이 그렇다. <블루 드림스>는 당신에게 그런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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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에서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참고
1) 우울증 방치하는 한국 사회, 매일경제
2) 내 안의 우울에게 이별을 고한다, 데일리 투머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