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특정 직업을 무시하는 언행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솔직히 개뿔도 모르고 하는 짓이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직업이라도 실제로 겪어보면 밖에서 알 수 없는 수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때로는 책으로 접할 수도 없는 암묵지가 핵심인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다른 직업을 무시하다가는 크게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다음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두고 트위터에서 오고 간 설전이다.
일침에 통쾌함을 느끼면서 동시에 간호사의 위엄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사실 저기서 말하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 대충밖에 모르겠다. 더 놀라운 것은 내 기억 속에 저런 식으로 말하는 간호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의사와는 저렇게 전문 용어로 대화하면서 환자에게는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한다는 이야기다. 정말 놀라운 소통 능력이고 친절함에 존경심이 들 정도다. 그 친절함을 무능력으로 판단했다면 정말 세상 보는 눈이 없어도 한참 없는 셈이다.
우리는 종종 지위와 직업을 헷갈리곤 한다. 부장과 대리처럼 지위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높고 낮음을 나눌 수 있지만, 직업이 다른 경우에는 높고 낮음을 나눌 수 없다. 생각해보자. 경찰관과 소방관 중 누가 더 높은 직업인가? 취향에 따라 어느 한 쪽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우열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의사와 간호사도 각자의 역할이 다른 존재다. 당연히 진료는 의사에게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간호사를 의료적으로 불신할 이유는 없다. 간호사는 간호사의 역할을 다하면 된다. (오히려 의사의 역할을 침범하면 그게 더 문제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직업 자체를 가지고 우열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많은 부러움을 사는 변호사나 의사 같은 직업을 가졌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존경은커녕 돈도 못 벌 수 있다. 반대로 집 청소를 하더라도 뛰어난 실력이 있으면 존경받는 지위에 오를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청소 사업체를 소유한 CEO도 처음에는 어린 자녀 둘과 걸레통을 들고 다니며 청소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명함이 우열을 만드는 게 아니다. 실력이 우열을 만든다. 어떤 직업이라도 세계 최고가 되면 존경받을 수밖에 없다. 내 직업 안에서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자. 그게 진짜 귀한 대접을 받는 방법이다.
참고 <최원영간호사 @angnu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