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통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중요한 선택을 할 때는 직관을 믿기보다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모든 통계를 점검하고 참고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통계는 표현방법에 따라 전달력의 편차가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통계표현 하나로 일의 성패가 갈릴 수도 있다.
다음의 두 문장을 살펴보자. 당신은 어느 것이 더 인상적인가?
1. 최근 과학자들은 중요한 물리적 제약에 관해 놀랍도록 정확한 수준까지 계산해 냈다. 어느 정도까지 정확하냐면, 태양에서 지구로 돌을 던졌을 때 목표지점에서 600m 안에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라.
2. 최근 과학자들은 중요한 물리적 제약에 관해 놀랍도록 정확한 수준까지 계산해 냈다. 어느 정도까지 정확하냐면,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돌을 던졌을 때 목표지점에서 1cm밖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상상해 보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번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58%였고, 2번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무려 83%나 되었다. 두 문장의 정확도 수준은 같았음에도 말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에게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경험의 영역을 넘서지만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사이의 거리는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두 문장의 차이를 조사 결과보다 덜 인상적일 가능성이 크다. 앞의 문장들은 미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다. 만약 부서울에서 부산으로 돌을 던졌는데 1mm 밖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정리해 보면 통계정보는 읽는 사람이 최대한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모범사례를 살펴 보자. 다음은 최근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해리스인터랙티브사가 다양한 산업군 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2만 3,000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 한 조사결과이다. 그들은 과연 조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을까?
– 37%만이 조직이 무엇을, 왜 달성하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안다고 말했다.
– 5명중 1명만이 팀과 조직의 목표에 대해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 5명중 1명만이 자신의 업무가 팀과 조직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답했다.
– 20%만이 일주일 동안 성취한 일에 대해 만족했다.
– 20%만이 자기가 일하고 있는 조직을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 13%만이 다른 그룹이나 다른 부서와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업무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 17%만이 조직이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더 좋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 10%만이 조직이 직원들에게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한다고 생각했다.
조사결과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뭔가 가슴에 와 닿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가 앞의 통계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보자.
축구팀에 비교한다면
– 운동장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들 중 4명만이 어느 쪽 골대에 골을 넣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셈이다.
– 또한 11명중 2명만이 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기포지션과 그 역할을 알고 있다.
– 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상대팀과 싸우기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자기들끼리 싸우 고 있을 것이다.
머리에 그림이 딱 그려지지 않는가? 그리고 상황이 얼마나 우스울 정도로 심각한지 느껴지지 않는가? 똑같은 통계 정보라도 어떤 표현 방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지만 어떤 것은 고개를 끄떡이며 몰입하게 만든다. 통계정보가 우리가 실제로 보고 듣고 경험하여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과 어우러진다면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하고 수긍하게 될 것이다.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은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100만명의 죽음은 통계 숫자일 뿐이다.” 안타깝지만 이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한 명언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