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약 100일 간 함께 10km를 달리기를 목표로 훈련했던 체인지 러너스팀 지난 3월, 10km 달리기 대장정을 마쳤다. 1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이 목표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우리에게는 큰 목표였다. 처음의 우리의 목표는 함께 달리는 경험을 통해 혼자서 해낼 수 없었던 목표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런데 함께 달려보니 그것보다 큰 효과가 있었다. 땀 흘려 운동하면 사회적 자신감만 높아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실제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엔도카나비노이드” 라는 화학물질은 뇌에서 근심을 없애고 행복을 선사할 뿐 아니라 사람들과 가깝게 느끼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이 물질의 수치가 높아지면 사회적 불안감이 낮아지고 주변 사람들과 더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엔도카나비노이드를 억제하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욕구나 능력까지 없어진다고 한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실제로 사회적 관계를 맺도록 도왔다. 나는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느슨한 유대 외에도 우리 가족과 달리기로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나는 가끔 아이들과 운동을 하러 나가곤 하는데 이렇게 함께 운동을 하고 나면 더 친밀감을 느낀다. 실제로 친구나 가족과 소통하는 기회로 달리기를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더 다정하고 배려하는 부모나 파트너가 되려고 매일 운동한다는 사람도 있다. 운동을 하고 나면 더 상쾌한 기분으로 가족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즐긴다는 어떤 사람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가족은 가끔 나한테 얼른 달리고 오라면서 등을 떠밀곤 해요.내가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돼서 돌아올 걸 알기 때문이죠.” -<움직임의 힘> p.47
사람들이 운동한 날에는 주변 사람들과 더 긍정적으로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혼한 사람들도 배우자와 함께 운동한 날엔 더 친밀감을 느낀다. 더 믿고 의지하면서 애정이 깊어지는 것 이다. 달리기와 소속감, 신체 활동과 사회적 연결이 이렇게 쉽게 결부되는 이유는 인간이 이런 식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사냥을 할 때 달리기가 생존을 도왔지만, 생존의 가능성을 높인 것은 집단 내 협업과 나눔 덕분이다.
규칙적 운동은 가족이나 친구, 낯선 사람에 상관없이 친밀감과 동료애, 소속감을 더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해서 타인과 연결된 느낌에 대한 문턱을 낮춰준다. -<움직임의 힘> p. 56
체인지러너스가 끝나고 단톡방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자신이 한 운동만 인증을 하던 사람들은 이제 좀 더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주말 아침에는 같은 시간 인증을 한 후 원거리에서 함께 달리기도 하고, 화상채팅을 통해 독서모임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 우리는 체인지 러너스 옷을 함께 맞춰입고 각자의 장소에서 달리며 소속감을 느낀다.
대면을 통한 접촉이 어려워졌을 때 사회적 거리는 유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공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언택트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기술을 활용해 교류를 높일 것인지가 핵심이지 결국 우리는 교류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다음의 글에서 찾아본다.
처음엔 러너스 하이가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옛날 우리 조상을 굶주림에서 구해준 신경생물학적 보상이 이제 현대 사회의 더 절박한 굶주림, 즉 외로움에서 우리를 구해줄지도 모른다. 신체 활동과 사회적 연결 간의 고리는 우리가 활동적이어야 하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아울러 인간이 번성하려면 서로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실히 일깨운다. -<움직임의 힘> p. 56
출처: 체인지그라운드 유튜브 (https://youtu.be/tgT2P__AFOk)
참고: <움직임의 힘>, 캘리 맥고니걸
written by 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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