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해내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1971년 로체스터대학의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은 동기부여 형태가 학습 의지와 능력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실험했다. 실험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수백만 가지의 형태로 조립할 수 있는 3차원 플라스틱 조각 일곱 개를 제공했다. 그리고 한 시간 동안에 각자 제시된 그림을 토대로 4개의 다른 형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런 실험을 3회 연속 실험했다. 그런데 각 실험을 진행하는 실험 진행자는 실험 도중 8분 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는 만들고 싶은 대로 아무 형태나 만들어도 됩니다.”

 

지시에 따를 필요가 없었고 또한 조립하지 않아도 되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248초 동안 조립에 매달렸다. 그런데 두 번째 실험에서는 실험 진행자가 나가면서 만약 조립에 성공하면 한 개당 1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실험 참가자들은 313초 동안 조립에 몰입했다. 첫 번째 실험보다 26퍼센트나 더 오래 조립한 것이다.

 

그런데 세 번째 실험 때 실험 진행자는 돈이 떨어져서 줄 돈이 없다고 말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198초만 조립에 매달렸다. 이는 첫 번째 시도 때보다 20퍼센트 짧은 시간이었고 두 번째 실험 때보다 37퍼센트나 짧은 시간이었다.

 

이 고전적인 실험은 우리에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관계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내재적 동기는 전형적으로 만족, 경쟁력, 흥미, 학습, 도전과 같이 한 개인이 강압 없이 스스로 원해서 행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중간 8분 동안 실험 진행자가 자리를 비운 상황은 실험 참가자들의 내재적 동기를 측정하고자 함이었다.

 

반면 외재적 동기는 한 개인이 칭찬, 성적, 특혜, 자격증, 물질적인 보상과 같은 외부적인 이유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실험에서 돈을 준 행위가 바로 외재적 동기를 유발하려고 한 것이다.

 

이 실험의 일반적인 교훈은 외재적 동기가 어떻게 내재적 동기를 감소시키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돈을 받았을 때 실험 참가자들은 더 큰 동기부여를 받았지만, 돈을 받지 못하자 처음에 가졌던 내재적 동기마저 훼손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목표를 성취하는 데는 외재적 동기보다는 내재적 동기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한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공부하고 단지 돈을 벌려고 일하는 사람보다 공부나 일 자체가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외재적 보상에 의지하는 사람의 경우 성적이 낮게 나오거나 원하는 돈을 벌지 못하면 의욕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지만, 공부나 일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상황의 변화와 관계없이 공부나 일을 꾸준히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우리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는 극단적인 반대 유형일 뿐만 아니라 양립 불가능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또한, 외재적 동기가 앞서 실험처럼 항상 내재적 동기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

 

당신은 왜 공부하고 일하는가? 만약 동기부여가 된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혼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는 고 작가의 동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글을 쓰는 것은 고 작가에게 직업이다.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한다.

 

2) 이 글이 실제로 공부하는 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3) 정말 좋은 글을 썼다고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다.

 

4) 집필한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

 

5) 책을 쓰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지만 책을 쓰는 과정에서 엄청난 성장이 있을 것이다.

 

6) 집필에 몰입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7) 책을 쓰려고 하는 독서는 깊은 독서를 유도해서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고 작가가 책을 쓰는 동기 중 1), 3), 4)는 외재적 동기지만 2), 5), 6), 7)은 내재적 동기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혼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고 작가는 외재적 동기가 내재적 동기를 훼손하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상하다. 왜 외재적 동기는 내재적 동기를 감소시키기도 하고 좋은 시너지를 내기도 할까? 외재적 보상이 단순히 과제를 수행했다는 사실 자체로 주어질 때는 내재적 동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만 ‘성장’의 증거로 주어진다면 내재적 동기가 오히려 더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1등 상이나 우등상을 주기보다 개인 최고 기록상, 성장상 같은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자신이 성장하고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에 외재적 보상으로 자신의 능력 향상을 느끼고 자신의 잠재력에 대해 기대감을 품게 된다면 외재적 보상이 사라진 다음이라 할지라도 동기부여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왜냐하면, 한두 번의 외재적 보상이 기대, 성장형 사고방식, 자기효능감 등을 선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매우 강력한 내재적 동기를 수반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는 내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더 중요함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