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남긴 말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다. 이 철학을 분석하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이번에는 욕망의 주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우리가 지금 바라는 욕망이 어쩌면 자신 내면에서 나온 게 아닌 타자의 욕망을 실현함으로써 인정받고 싶은 욕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를 갈망하면서도 끊임 없이 괴롭고 성취에 대한 목마름을 느낀다. 여러 잡합박사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알쓸신잡>에서는 어떻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시민 작가는 사람들이 괴로운 이유를 욕망과 관련해서 이야기했다.
우리는 정말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고 있을까? 지금 내가 원하는 직업과 위치 그리고 좋아하는 것들이 정말 스스로를 위한 것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직업처럼 개인의 중요한 부분이 아니더라도 입는 옷으로 작게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어느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이 생각하는 특징 중 하나는 한국 사람들은 ‘옷을 잘 입지만, 스타일이 비슷비슷하다’는 말을 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느끼는 점과도 비슷하다. 어떤 나라에서는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옷을 입는 걸 즐겨하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입든지 별 관심도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알게 모르게 옷을 살 때 유행하는 옷이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을만 되면 트렌치 코트 열풍이 불고, 홍대에서는 키드밀리와 딘의 조합인 ‘딘드밀리’ 룩이 유행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 속 여러 욕망도 마찬가지다. 유시민 작가의 생각처럼 우리는 자신의 욕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타인과 비교한다. 타인과 비교하면서 얻는 감정은 괴롭거나 우월하거나 둘 중에 하나다. 둘 다 결코 오래 갈 수는 없다. 설령 우월함을 느끼더라도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소득의 기준으로 본다 하더라도 나보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넘쳐날 테니까.
사람들은 결핍과 시기심이 때로는 동력이 되지만 그것이 인생의 모든 걸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 모습을 점점 발전시켜보자. 결국 행복한 사람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참고 <알쓸신잡>,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