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6세에 마흔을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저자 신 박사입니다. 제가 쓴 글을 읽고, 정말 많은 분들이 다양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를 많이 생각하게 한 질문은 인생 선배분들이 주신 질문이었습니다. 특히 하나의 질문은 제 가슴 속에서 정말 오랫동안 맴돌아서 짧게 소개해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저를 부끄럽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글들이었습니다. 저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회사에서는 차장 진급을 걱정합니다. 박사님께서 써주신 글을 읽고 과연 나는 좋은 아빠인가 나는 좋은 선배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론은 너무 슬프게도 “아니다”라고 나왔습니다.

 

남들이 그렇듯 열심히 살았지만 제대로 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연차는 찼지만 그에 적합한 역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 감정적 견해가 아닌 올바른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점점 의문이 듭니다. 박사님 같은 사람을 조금 일찍 만났더라면 좋지 않을까 아쉬워하다가 그래도 약간은 깨달을 것이 있어서 부끄럽지만 이렇게 용기 내어 이메일 보내봅니다. 내년이면 40입니다. 시간은 한정적입니다. 과연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너무 막연한 질문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고민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박사님께 조금 기대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이메일을 드립니다. 저도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후배들에게 좋은 아빠 그리고 선배이고 싶습니다.”

 

1.
저 역시도 아직도 채워야 할게 더 많은 사람입니다. 저보다 더 경험이 많은 인생 선배님들의 고민에 답하기 위해 타자기에 쉽사리 손을 얹을 수 없었습니다. 선배님들에게는 감히 조언이기보다는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제가 잃어 버린 시간을 만회하는 노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부족하지만 장문의 글로써 답을 해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20대는 응축(준비)의 시기, 30대는 질주의 시기, 40대는 수확의 시기이다.” 저는 아직 이것보다 각 연령대에 해야 하는 일을 정확하게 정의한 것은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저 또한 응축해야 할 20대를 오로지 점수를 좇고, 또 남는 시간에는 게임과 TV시청으로 채웠기 때문에 30대를 질주할 탄탄한 인생의 근육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사실 초점을 어디다 맞춰야 될지도 몰랐습니다. 저 또한 회사만 들어가면 뭐 저절로 흘러가겠지만 공부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끝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박사학위까지 받았기 때문에 진짜 완전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운이 좋게 제가 가야 할 방향으로 제대로 깨닫고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였고 36살에 40살을 바라보면 질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응축해야 했기 때문에 더 부단히 노력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 시도 중에는 불가피한 것도 있었지만 사실 불필요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분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완벽한 공부법>을 집필했습니다.

 

2.
우선 제가 20때 축적하지 못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양”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양은 “지적토양”입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편협하게 공부했기 때문에 교양을 충분히 쌓지 못했습니다. 교양이 부족하면 두 가지 문제점 추후에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점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그 위험성 발견이 됩니다.

 

첫 번째는 무엇을 하던지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일은 처음이 가장 힘듭니다. 그 말은 다르게 표현하면 진입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진입을 하기 위한 가장 큰 원동력 중에 하나는 바로 호기심입니다. 하지만 전혀 배경이 없는 주제에 우리가 호기심을 느끼지는 사실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교양을 함양에서 두루두루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더 많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소통능력의 부재입니다. 소통은 서로가 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가 막힘 없이 통하려면 상대방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리더의 위치에 있는 40~50대 분들은 교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소통이 아닌 일방적 의사전달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각자가 좋아하는 분야가 다 다릅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 분야를 이야기하면 신이 나고 더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그렇게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풀어가면 관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소모적 인간관계는 많이 줄어듭니다. 리더의 위치에서 조직을 잘 움직이려면 이렇게 풍부한 교양을 기반으로 소통을 해야 합니다. 내 입장 내 시각이 아닌 조직원들의 시각,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더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는 더 나은 결과로 자연스레 이어지게 됩니다. 

 

교양을 함양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바로 독서입니다. 알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끼니는 거르지 않아도 독서를 거르는 사람은 많습니다. 저는 독서를 삼시세끼 먹는 것만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바쁘다고 하지만 사실 틈새 시간은 누구 에게나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책을 틈새시간에 소화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간단한 정보를 흡수하기 위한 책은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늙어서 독서가 잘 안 된다고 하지만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에 의하면 틀린 이야기 입니다.

 

또 저는 휴식을 위한 휴가는 가지 않아도 이제는 독서를 위한 휴가는 꼭 챙깁니다 예전에는 책 한 권 읽는 게 만만치 않았지만 이제는 마음먹고 하루 종일 읽으면 한 권 정도는 무리 없이 소화해냅니다. 그렇게 저는 30살이 다 되어서 제대로 된 독서를 시작했지만 절실하게 했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늦은 준비를 끝내가고 있습니다.

 

3.
박경철씨는 30대를 질주의 시기라고 표현했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20대가 제너럴리스트로 훈련 받은 기간이라고 하면 30대는 스페셜리스트로 훈련 받는 시간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즉, 정교함을 강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20대와 다르게 이제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단순히 포괄적으로 하는 공부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를 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독서를 예를 들어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에서 파고드는 독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원래 배경이 공학입니다. 또 박사 학위를 받아서 그 분야는 상당히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업을 변경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날카로움이 다시 필요한 시점입니다.

 

제가 요즘 꾸준하게 파고드는 분야는 바로 “마케팅”입니다. 사실 저는 궁극적 목표가 꾸준히 수출관련 일을 하는 것입니다.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바른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소비자가 절로 찾아올 것이라는 것은 아주 위험한 착각입니다. 좋은 상품과 좋은 알림의 교집합 안에서만 매출은 발생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야를 가도 좋은 제품을 팔 수 있게 (특히 해외에서) 꾸준히 마케팅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충분히 정교한 것의 기준은 그 분야에 대해서 타인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탁상공론이 되지 않게 실적 기반은 필수입니다. 저는 그래서 다양한 마케팅 실험을 하고 있고, 또 수많은 잘되는 컨텐츠 이면에 숨어 있는 핵심 알고리즘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2년 정도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 sns 마케팅을 한 번의 특강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분야는 글쓰기입니다. 여전히 작가라는 옷은 저에게 불편합니다. 하지만 벌써 여러권의 책을 출간을 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께서 사랑을 해주셔서 그것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글을 써야 합니다. 여기서 더 낫다는 기준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더 좋은 글쓰기는 더 “신영준”스러운 글을 쓰는 것입니다. 더 나답다는 것은 더 깊게 공부한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저는 다른 작가랑 마케터들이랑 틀리게 배경이 공학입니다. 저는 그 사실이 좋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는 수학적 공학적 표현이 자주 쓰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좀 더 따뜻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저는 요즘 소설책을 아주 많이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99% 논픽션만 읽었지만 이제는 픽션 반 논픽션 반을 읽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정교함의 정도를 스스로 평가하기 위해 소설도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이 계획입니다.

 

4.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운동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집필한 책이 ‘공부법’이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몸’에 관한 챕터가 하나 따로 있습니다. 운동이 단순히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많은 실험 등을 통해 증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파트의 부제는 ‘몸은 공부의 길을 안다’ 입니다. 운동을 하면 체력이 좋아지고 건강해진다는 것은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입니다. 운동이 우리 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우리의 예상을 아주 사뿐히 뛰어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족한 의지를 바쁘다는 핑계로 둔갑시킵니다. 결국 운동은 시간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만들어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되도록이면 계단을 이용합니다. 또 달리기를 최대한 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운동 하는 방법을 찾아 내는 것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어쩌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동은 또 핵심 습관 중에 하나입니다.

 

5.
이렇게 저는 마흔을 준비해왔습니다. 정말로 40살이 되면 수확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두 가지 일을 해내고 싶습니다. 저는 <빅보카>라는 단어장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영어학습을 넘어 제작자의 관점에서 단어장의 목표는 수출이었습니다. 그렇게 3년 이상 준비했고 저는 몇 달 전에 일본과 대만에 최고의 출판사에 단어장을 수출하였고, 또 예전부터 계속 하고 싶었던 함께 더불어 살기의 일환 중 하나로 일본 대만 발생 인세 수익을 전액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살면서 제가 해 낸 일중에 가장 뜻 깊었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도전은 개인으로써 해외 진출이 아니라 팀으로서 해외에 상품을 팔아 외화를 버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꾸준히 도전 할 생각입니다. 또 제가 이렇게 축적한 교양을 바탕과 날카롭게 다듬은 능력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비영리 일들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도전하는 분들이 실패하여도 재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역량이지만 더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하여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함께 노력해서 제가 바라는 구체적인 미래는 제 딸 아이가 취직을 했을 때 매일 같이 ‘칼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언제나 이 목표를 말 하거나 글을 쓸 때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정말로 많은 분들과 함께 지금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조금 더 합리적이고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많이 부족한 사람이 써서 턱없이 부족한 글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많이 질문 주셨던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참고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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