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외로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차디찬 길바닥에 내 버려진 것 같은 느낌’처럼 추위와 연결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체’다.
한 연구에서 사람들에게 외로웠던 경험을 회상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방 안의 온도를 추측해 보라고 부탁했다. 실험 결과 외로운 경험을 회상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방 안의 온도를 유의미하게 낮게 예상하였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하는 도중 일부 집단이 거절의 느낌이 들도록 게임을 조작했다. 예를 들어 서로 공을 주고받다가 갑자기 자신에게 공이 안 오는 식으로 말이다. 게임이 끝난 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뜨거운 커피, 따뜻한 수프, 사과, 과자, 콜라 중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고르라고 했다. 대부분 참가자는 사과, 과자, 콜라 등을 선호했다. 그런데 게임에서 배제된 사람들은 뜨거운 커피와 따뜻한 수프를 선호했다. 몸이 춥다고 느낀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로움을 느끼면 비유적으로 추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춥다고 느낀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감정과 신체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회적 통증과 신체적 통증은 더 긴밀하게 연결된 듯하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전두엽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조직인 전방 대상 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 dACC)이 사회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에 모두 관여되어 있다. 원래 dACC는 신체적 고통과 연관된 뇌 부위인데 사회적 고통을 조작한 여러 실험 중에 뇌를 촬영해 보면 같은 부위가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스티브 콜 교수가 발표한 바로는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경험이 인간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를 망가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는 아이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7배, 실제 극단적 선택을 감행할 확률은 4배나 높으며 만성적인 신체적 고통에 시달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현저하게 높다고 한다.
건강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공부에도 매우 중요하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지적 능력이 저하되고 신체 기능마저 나빠진다. 외로움만큼 공부에 크나큰 적이 없다.
참고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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