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안 떨어지는 이유

최근 부동산 투자 입문서인 <부동산 투자가 처음입니다> 본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 집값 그래프는 항상 우상향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시세를 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값)은 2008년 12월 4얼 8084만원에서 2020년 3월 9억 1812만원으로 10여년 사이에 2배가 넘게 뛰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PRG21에 <[유머] 서울의 6억 이하 아파트 비율 변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에 인용된 부동산114에서 분석한 표 자료가 눈에 띄었다.

 

 

표를 보면 서울시내 자치구내 6억 이하 아파트 가구수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적게는 20% 이상 많게는 90% 가까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집값을 잡겠다며 3년 반 사이에 내놓은 19차례의 대책에 한숨만 나오는 순간이다. (지금 또 정부는 또다시 대책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내놓는다면 ’20번째’다.)

 

분양가 상한제에도 각종 대출 규제에도 왜 서울 집값은 꺾이지 않을까. 오히려 정부의 대책으로 강남만 비싸다고 생각했던 서울에서 이제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에 있는 집값까지 올라가고 있다. 서울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엄지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일까.

 

이런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서울을 찾는 수요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속담에 존재하는 ‘말은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은, 과거에도, 지금도 통했고 앞으로도 통할 것이란 게 지배적이다. 이유는 매일경제에서 서울대와 한양대 공대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잘 나타나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최소 연봉 2000만원을 더 받아야 된다는 것인데, 이조차도 원하는 비율은 10명 중 4명 정도이며, 이중 1~2명은 3000만원 이상, 그리고 얼마를 주더라도 지방에서는 근무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13.7%에 달한 것이다. 다시 말해, 연봉보다 서울과 수도권이 가진 인프라를 최우선으로 꼽은 것이다. 진짜 온라인 커뮤니에서 본 댓글처럼 정부에서 ‘기둥뿌리(?)’를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는 이상 ‘서울 집값 불패’는 우리나라에서 영원히 통하는 공식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수도 이전을 피력했던 지난날처럼(물론, 그 덕에 세종시가 탄생했지만) 지역 균형 발전은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되는 것일까.

 

서울 집값 불패와 관련한 영상은 <부동산 투자가 처음입니다> 책터뷰 영상을 참고하세요.

 

 

 

 

참고

1) <[유머] 서울의 6억 이하 아파트 비율 변화>, PRG21
2) <엔지니어 인재들 “초봉 2000만원 더 줘도 지방 안간다”>, 매일경제
3) <부동산 투자가 처음입니다>, 성주원·김기덕 저, 메이트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