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해야할까요?

수도권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통근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라고 한다. 하루 근무 시간이 8~10시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동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일하는 것에 20%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에 출퇴근 시간 이와 관련한 한 사연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일한 지 6개월 정도 되는 신입이라고 한다. 하루에 3시간을 출퇴근에 소비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자취를 고민하는 것이다. 일단 3시간이면 수도권 직장인 평균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리긴 한다. 하지만 보통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한정하면 3시간이 보통일 것 같다. 집에 여유가 좀 있거나 전세 자금 마련이 어렵지 않다면 자취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 다만 월세로 살아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비용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아마 이것을 다들 감수하고 사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만약 글쓴이가 일하는 분야나 직장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월세 비용 과감하게 투자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을 생산성 있게 활용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만약 출퇴근 시간을 30분으로 줄일 수 있는 위치에 집을 구한다면 하루에 2시간 30분이 생긴다. 이 시간을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거나 업무 성과 혹은 휴식의 시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시간을 다른 소일거리 하는 것에 활용할 수 있다면 최저시급 8,590원을 기준으로 하루 2만 원 이상을 벌 수 있다. 월 20일 근무라고 가정하면 40만 원 정도를 더 벌 수도 있다. 즉, 월세 40만 원 정도는 다른 방식으로 채울 수도 있다. 일 할 거면 버스를 타면 되는데 뭐하러 가까운데 사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여기서 핵심은 내 노동의 가치인 시급을 올릴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개발자라면 외주 개발 알바를 통해 능력을 기르고 단위 시간당 생산성을 늘릴 수 있고,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등 수많은 직군의 일들이 능력이 좋아지면 시급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핵심은 내 노동의 가치를 올릴 수 있냐 없냐가 중요하다. 내가 계속 최저 시급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면 투자라고 볼 수 없는 게 맞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의 관점을 바꿔 보면 다른 해결책도 보인다. 시간을 쓸 거라면 무조건 내 노동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월세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말은 이렇게 했어도,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문제에 확실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의 ‘돈’보다는 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봤으면 한다. 연차가 쌓이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이 길면 길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그러다 한 번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퇴사 욕구만 불타게 될 것이다. 월세도 중요하지만, 내 능력 계발을 통해 내 노동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함께 고민해보자.

 

참고 : 자취를 해야 할까요?, 네이트판

 

– 홍경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