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나에게 어떤 능력을 주겠다고 말하면 나는 주저 없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끈기를 달라고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아무리 내적 동기가 충만해도 모든 과정에는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충동이 올 때, 그런 부정적 감정을 봉쇄하면서 원하는 종착지에 도착하는 과정을 버티는 힘이 바로 끈기이다. 학교에 다닐 때는 똑똑한 친구들이 부러운 적이 많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험한 세파에 이리저리 휩쓸려보니 이제는 똑똑한 친구보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 버티는 끈기 있는 사람이 존경스럽다. 어떻게 우리는 인생의 핵심 뼈대가 되는 끈기를 키울 수 있을까?
1. 끈기를 키우는 시작은 바로 ‘끊기’이다
결국 끈기는 지속 가능한 힘이다. 언제 우리는 해내야 하는 과정에서 이탈할까? 현실적으로 우리를 돌이켜보면 힘든 순간보다는 달콤한 유혹 때문에 진짜 해야 할 일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많이 얻고 싶다면 더 많이 포기해야 한다. 이 역설적인 말이 우리 인생의 진리이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성취를 위해서 본능적인 욕구를 끊어내면 지속 가능한 노력의 사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너무 추상적인 의지로 모든 것을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애초에 적절한 환경설정으로 우리를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보자. 그런 결단과 실천이 끈기를 확실하게 키우는 시작이다.
2. 실패했을 때를 생생하게 생각하라
원하는 꿈을 선명하게 그리면 이뤄진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심리학적으로 더 확실한 방법은 망하는 것에 관한 구체적 상상이다. 우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고통스러운 손실 회피 편향에 익숙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실패했을 때 따라오는 고통을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린다면 없던 끈기도 온몸에서 슬금슬금 올라올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끈기가 엄청 강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 정신력이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회사가 성장하면서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과 일이 많아졌고 그것이 실패로 돌아가는 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기 시작하자 진짜 피곤해도 저절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실패가 나 혼자만의 실패여서 감당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실패의 크기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망하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고통스러워 도저히 일을 열심히 안 할 방도가 없다. (그만큼 나는 우리 회사 식구들과 고객을 사랑한다. 그들을 잃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다.)
3.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끈기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끈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목표 설정을 잘못한 경우가 더 많다. 결국, 무언가를 계속 지속하려면 몰입해야 한다. 몰입은 마음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일의 난이도와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 균형이 맞아야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터무니없는 목표를 잡고 조금 시도하다 좌절하면서 끈기가 없다고 하는 것은 메타인지가 매우 떨어지는 행동이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기만 해도 몰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빨리 가고, 그러면 똑같은 일을 해도 더 짧은 시간에 많이 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당연히 집중한 상태로 몰두하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끈기를 너무 단순하게 오래 지속하는 힘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노력한 시간은 똑같지만, 더 깊은 몰입을 통해 생산성이 확연하게 올라갔다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오래 일했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생산성을 올리는 것도 끈기를 늘리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접근한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