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우리가 천적을 피해 도망다니면서 생존했다면, 이제는 꼰대를 요리조리 피해다니면서 정서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우선 꼰대를 비난하기 전에 살짝 옹호해주면 꼰대도 자신이 그렇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자신도 젊었을 때 꼰대가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삶에 순응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핵심에는 압축성장이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부작용이 있다.
최근에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꼰대 감별법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래 이런 글은 뇌피셜이 많아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 이번 짤은 정말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공감했다. 시대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데 “라떼는 말이야”를 아직도 고장 난 라디오처럼 떠드는 인간이 생각보다 많다. 오히려 바뀐 환경에 적응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엑셀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매번 젊은 사원을 찾는 진짜 무능한 상사가 널렸다.
그리고 누가 좋아한다고 회식 참여를 강요하고 심지어 원하지도 않았던 회식 비용을 N분의 1로 계산하자고 하는 정신 나간 사람도 정말 많다. 예전에 어떤 유튜브 게시물에 회식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그 놈의 회식 쫌!” 이게 수천 ‘좋아요’를 받아 가장 인기 있는 댓글이었고, 두 번째는 회식을 점심에 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수천 따봉을 받으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사실 위의 내용을 보면 나이 많은 사람만이 꼰대가 아니다. 요즘 SNS에는 20대 꼰대도 상당히 많다. 마치 자신의 말이 다 옳은 것처럼 생각하고 기성세대는 무조건 틀렸다고 여기는 무개념 20대 꼰대도 의외로 많다. 요즘 제일 어처구니없게 본 댓글은 1980년대는 금리가 30%였고 모두가 잘 살수 있던 시대라고 한 정신 나간 소리였다. 80년대는 금리가 10% 안팎이었고 (그래서 대출 금리도 당연히 높았고) 우리나라 정기예금 금리는 역사상 30%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80년대는 모두가 잘 사는 시절이었다는데, 왜 그런데 우리 식구랑 내 친구 가족들은 단 한 명도 잘 살지 못했는가? 의외로 자신의 비뚤어진 감정을 합리화하는 20대 꼰대도 많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꼰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정확한 꼰대의 정의는 없지만, 결국 핵심은 비합리적이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필요 이상으로 참견하는 사람이 대표적인 꼰대일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씩은 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런 글을 읽으면서 누군가가 떠오르면 유병재의 말처럼 그 사람을 멘토로 생각하자. 나는 진짜 저렇게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우리의 인생과 정신건강을 위해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참고 <[회사사용설명서] “내가 그 꼰대?”… 직장 내 꼰대 감별법>, 한국스포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