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알아둬야 할 정보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 바로 시민안전체험관이다. 각종 재난 상황을 가상으로 꾸며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곳으로, 생각보다 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실감 나는(?) 재난 체험을 할 수 있다. 단순히 재난 체험만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방법도 알려주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장소다. 나도 3년 전에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진짜 살면서 꼭 알아야 할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심폐소생술에 관한 교육이었다.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일단 요즘에는 인공호흡을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호흡이 멎어도 체내에 있는 산소 덕분에 몇 분간은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혈액이 산소를 뇌까지 옮겨야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는데,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액을 옮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슴을 압박해 심장의 피를 온몸으로 보내야 한다. 이렇게 흉부 압박에 집중하는 것이 인공호흡을 하는 것보다 생존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 흉부 압박이라는 게 생각보다 과격했다. 교관님은 ‘갈비뼈가 부서질 정도로 눌러야 한다’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눈앞의 마네킹의 가슴을 부서져라 누르셨다. 이를 따라해봤는데 정말 어려웠다. 일단 교관님처럼 무지막지하게 가슴을 누르기에 겁도 났고, 그렇게 누른다 한들 1분 이상 지속하기도 힘들었다. 심폐소생술은 정말정말 힘든 작업이었다. 그런데 한 커뮤니티에서 이 힘든 일을 자동으로 해주는 기계를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모의 훈련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쓰이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었는데,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이런 기계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기계가 누르는 힘에 더 압도당했다. 정말 가슴이 푹 꺼질 정도로 강하게 압박하더라. 왜 갈비뼈가 부서지도록 누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체험했던 것보다도 훨씬 강하게 눌러야 했다. (그래야 심장을 압박해서 혈액을 전달할 수 있을 테니까)
살면서 꼭 알아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다른 건 몰라도 심폐소생술만큼은 꼭 배우기를 바란다. 이것 하나만 해도 죽을 뻔한 사람을 높은 확률로 살릴 수 있다. 기왕이면 전문 교육 기관을 찾아 제대로 배우기를 바란다. 회사나 민방위에서 하는 안전 교육으로는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진짜 탈진할 정도로 사람 가슴을 강하게 누르는 체험을 해봐야 느낄 수 있다. 기회가 되면 꼭 체험학습을 해보기를 권한다.
참고 : PGR21, 자동 CPR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