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이 7년째 OECD 1등이라고 한다. 이렇게 심각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이유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임금보다 조직 문화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막상 돈이 없고 백수 생활이 길어지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도 마다하지 않고 입사했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직 문화가 안 좋은 경우가 있다. 그런 회사는 막상 입사해도 경력에 도움도 안 되고, 비전도 없어 인생 망하는 길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한 커뮤니티에 그런 회사를 거르는 법을 알려주는 글이 올라왔다. 물론 경험에 근거한 글이라 무조건 맞는 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회사를 고를 때 참고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1. 대표 표정이 거만한 회사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면 사람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분위기나 행실을 파악하는 요령을 익힐 필요가 있다. 특히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람의 얼굴은 그 성격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접관이나 대표의 자세나 표정이 거만하다고 느껴지면 거르는 게 좋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나 신입이 입사했을 때 저런 표정이나 자세가 나오면 꼰대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지만, 자세나 표정 같은 보디랭귀지는 겉모습에 해당하지 않는다. 말 이상의 많은 것을 전달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서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할 수도 있고, 그 상대가 대표라면 조직 문화 전반을 예상할 수도 있다. 그 모습이 거만하거나 무례하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2. 면접 시작하니까 이력서 가져와서 보는 회사
면접 준비는 구직자만 하는 게 아니다. 심지어 면접 보러 오는지 모르거나 까먹는 대표들도 있는데 거르는 게 답이다.
>> 동의한다. 최소한 당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3. 회사 내규를 따지는 회사
신입의 경우 회사 내규상 최저임금에 맞춰줄 수밖에 없다? 거르는 게 답이다. 당신은 알바하러 온 게 아니다.
>> 사실상 많은 회사가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고, 정규채용 이전에 수습 기간을 두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모든 경우가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저임금 기간이 너무 길다면 거르는 게 맞을 확률이 높다.
4. 비전을 운운하는 회사
비전을 요구하며 말도 안 되는 낮은 연봉이나 근무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비전 없는 회사가 세상에 어딨냐고 반박하며 면접장에서 나오면 된다.
>> 만약 비전이 없다면 그건 회사도 아니다. 망하기가 십상이다. 그런데 비전을 가지고 연봉이나 근무 조건을 후려친다면 그 비전이 진심일 가능성이 낮다. 최소한 그 비전의 결실에 직원들의 몫은 없다고 봐도 좋다. 직원 사랑은 계좌로 말해야 한다.
5. 교수가 대표거나 교수와 관련 있는 회사
교수가 추천해줬거나 대표가 교수인 회사는 무조건 걸러라. 교수가 추천하는 회사는 대부분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본인이 정교수라 회사를 차릴 수 없어 누군가 믿을만한 사람을 통해 회사를 설립한 경우. 또 하나는 본인의 지분이 있어 자문 겸 이사로 내정된 경우. 뭐가 됐든 최저임금 받는 대학원생 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 이것은 케바케일 확률이 높다. 글쓴이의 경험상 좋은 회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대학원 문화가 워낙 암울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회사의 조직 문화가 어떨지 꼼꼼하게 알아보는 것도 나쁠 건 없다. (사실 교수와 관련 없어도 꼼꼼하게 알아봐야 한다)
6. 가족이 있는 회사
면접을 갔는데 회사 내에 가족이 일하고 있다면 거르는 게 맞다.
>> 이 또한 케바케다. 물론 낙하산 인사가 들어오면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월급만 축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대표적으로 마리오의 아버지라 불리는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도 낙하산 인사였다) 그 한 사람의 영향력이 미미할 정도로 조직 문화가 좋을 수도 있다. 무조건 거를 정도는 아니지만,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7. 식대비 안 주는 회사
공고에 명시가 안 되어 있으면 면접 때 꼭 물어봐야 한다. 식대비를 별도로 주는지 아니면 월급 포함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저임금 주면서 식대비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거르는 게 답이다.
>> 진짜 치사하게 먹는 걸로 이러지 말자. 최저임금에 식대 포함은 진짜 너무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랑은 계좌로 말한다.
8. 야근 수당 없는 회사
중소기업에는 아직도 야근 수당 체계가 안 잡힌 곳이 정말 많다. 특히나 사무실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정말 취약할 정도로 안 지켜진다. 솔직히 사무직에 야근 수당 챙길 수 있는 회사 찾아가라는 건 진짜 헛소리라고 할 정도로 그런 회사가 드물어서 거르라는 말도 못 하겠다.
>> 반대로 생각하면 야근 수당 제대로 주는 회사는 좋은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잡아라. (현실=거의 없다)
9. 사수가 없는 회사
은근히 많이 있다.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 본인이 디자인 쪽이나 설계 계통 또는 일반 사무 행정직이라도 본인이 입사했을 때 케어해줄 수 있는 사수가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없다면 입사할 때 고생할 각오하는 게 좋다. 입사했더니 업무 가르쳐주는 사람 하나 없고 컴퓨터 파일 안에 인수인계 메모장 하나 덜렁 있는 경우가 많다.
>> 이 또한 반대로 생각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수가 없는데도 업무에 제대로 적응한다면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인재가 될 수 있다. 솔직히 고생길이 훤한 게 사실이지만, 대우와 비전이 확실한 회사라면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10. 본인의 업무가 명확하지 않은 회사
뭘 판매하는지 수익 구조조차 명확하지 않은 지원사업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이 굉장히 많다. 이런 곳은 지원 사업을 따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본인이 해야 할 업무에 추가로 하게 될 업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물어봐야 한다. 그냥 이것저것 해주면 된다고 두리뭉실하게 말하면 거르는 게 맞다. 심지어 이직할 때 포트폴리오에 도움도 안 된다.
>> 잘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 이직은 더욱더 보편화 될 것이고, 그런 만큼 자기 경력을 잘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본인이 하는 일이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는 것은 중요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른 회사를 고려하는 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실 위의 조건을 다 따지면 갈 회사가 없을 수도 있다. (솔직히 위 조건 중 5개 미만이면 괜찮은 회사가 아닐지…) 이 중에 5개 이상이면 거른다는 식으로 기준을 정하거나, 최소한 당당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는 계기로 삼아보자. 사회 초년생이라고 기죽거나 휘둘리지 말고 당연한 권리는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회사에 보탬이 되는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권리와 의무가 건강한 균형을 이루는 일자리가 더 많아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출처 : 웃긴 대학, <면접시 회사 거르는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