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부란 무엇인가?

 

오늘은 공부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올바른 학습 방법을 익히고 실천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공통점은 바로 ‘용기’다. 실천하는 용기는 공부의 화룡점정이다. 과연 진정한 공부를 하는데, 왜 용기가 필요할까?

 

아직도 공부의 핵심을 말하는데 왜 ‘용기’를 거론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제 공부라는 단어의 뜻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갸우뚱하던 고개를 어느새 끄덕이고 있을 것이다. 공부(工夫)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공부는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았다면 반쪽짜리 공부를 한 셈이다.

 

그럼 ‘익힌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익히다’는 ‘익다’의 사동사이다) 익힌다는 것의 사전적 정의는 “자주 경험하여 조금도 서투르지 않다”이다. 결국 한 번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것은 공부라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공부는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반쪽짜리 공부를 넘어 ‘배움과 익힘’을 함께 하여 제대로 된 온전한 실천을 통해서 완성된다.

 

‘배우고 익히다’를 한자어로 다시 표현하면 학습(學習)이 된다. 익힐 습(習)자를 조금만 뜯어서 들여다보면 배우고 익히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익힐 습(習)은 깃 우(羽)와 스스로 자(自→白)를 합쳐 만든 회의 문자다. 뜻을 풀이하면 아기 새가 스스로(自) 날갯(羽)짓을 연습한다는 의미다. 우리 자신이 아기 새가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만 먹다가 이제 독립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어미 새가 나는 모습을 통해 날갯짓을 하는 방법을 머리로는 배웠다. 둥지에서 푸드덕거리며 날개를 움직여도 봤다. 이제는 작은 두 날개에 100% 자신을 의지하여 둥지 밖으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용기’다. 배움에서 익힘으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는 바로 ‘용기’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분명히 처음 시도하면 우리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생각과는 다르게 많이 엉성할 것이다. 그렇게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움츠러들지도 모른다. 또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씁쓸한 좌절감을 맛볼지도 모른다. 그런 트라우마들이 누적되면서 점점 시도하기가 두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용기(勇氣)”다. 여기서 용기의 뜻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흥미롭게도 용(勇)자는 ‘날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는 배웠으면 ‘빠르게’ 실천하고, 실패해도 다시 ‘빠르게’ 시도하는 “날쌘 기운(용기)”이다.

 

그렇게 용기를 가지고 자꾸 경험을 쌓으면 올바른 익힘(習)을 하게 된다. 무조건적인 노력은 정답이 아니다. 의식적인 노력이 축적되어야 최고를 향해 성장할 수 있다. 제대로 익히기 위한 올바른 경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경험(經驗)이라는 단어의 “험(驗)”의 뜻에 있다. 바로 ‘시험’이다. 경험을 한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시험을 통해 지나가다”이다. 시험은 우리가 배운 것을 장기기억으로 넘기기 위한 최고의 전략이다. 결국, 제대로 자주 경험을 쌓았다면 그 내용은 온전하게 학습되어 우리의 일부분이 된다.

 

대부분이 공부를 했어도 남는 게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은 익히지 않아서 그렇다. 책을 한 번 읽고서 그것이 온전하게 소화되리라 생각하는가? 착각이다. 그냥 단순히 여러 번 읽는다고 내용을 제대로 체화할 수 있을까? 완전히 잘못된 방법이다. 배움만을 고려한다면 많은 사람이 상당히 능하다고 할 수 있다. 배움과 익힘이 조화를 이루어 한 분야의 전문가[장인(工)]가 되기 위해서 하는 공부(工夫)에서는 익힘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