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 전 생일이 지나 나이가 만으로 30이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 나이’로는 20대라고 우겨봤지만 이제 그런 말조차 할 수 없다. 정말 지나고 보니 순식간에 10년이 지나버렸다. 30대가 된 시점에 인생 선배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 웃기지만, 본인이 잘했다고 생각하거나 후회하는 5가지만 소개한다.
1. 책을 많이 그리고 제대로 읽어라. 책에 쓰는 비용은 아깝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책은 무조건 남는 투자다. 책은 저자의 경험과 안목, 연구를 숙고의 숙고 끝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커피 몇 잔 값에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가능한 많이, 아니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최대한 많이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본인의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나는 나름대로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더 많이 읽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2. 운동 하나는 반드시 취미로 만들자. 내가 25살쯤 30살이었던 박사 말년 차 선배가 30이 되니까 자기도 모르는 새 몸이 확 늙는 게 느껴진다고 해서 엄청나게 놀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가 30이 되서 보니 그 선배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정확히 알겠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 이 말을 보면 30이면 팔팔할 나이라고 말씀하시겠지만, 과학적으로도 20대 때의 신체 능력이 인간의 전성기라고 한다. 그때 체력을 길러놔야 오래오래 유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20대 초반 열심히 운동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을 등한시 했더니 체력이 정말 현격히 나빠졌음을 느낀다. 제발 한 가지 이상의 운동은 중독이 될 만큼 열심히 해봐라.
3. 여행은 틈이 난다면 무조건 가자. 20대 초반에 돈이 부족하니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경험 역시 투자라고 생각해도 괜찮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사람의 시야와 견문을 넓혀준다. 새로운 세상을 부딪치는 경험 자체가 사고의 확장과 낯선 경험에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돈은 나중에도 벌 수 있다. 일을 시작하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기겠지만,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가기 힘들다. 어렸을 때 다녀봐야 나이가 들어서도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회가 있다면 여행은 많이 다녔으면 한다.
4.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대학에 처음 갔을 때 혼자 밥 먹으면 왠지 어색해서 어떻게든 약속을 잡았던 때가 있다. 그때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린 덕분에 즐겁게 지냈지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잘못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혼자 보내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책을 읽고 스스로 고민하고 사색하는 시간은 나와 대화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다. 가끔은 스스로 외로워질 시간을 만들자. 그리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봤으면 한다.
5. 가능한 많은 멍청한 짓과 도전을 해봐라. 나는 20대 때 제법 많은 공모전에 도전했다. 대부분 떨어졌지만, 개중에 몇 번은 운이 좋아 상도 받고 해외 연수를 무료로 다녀오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이것저것 참 많이 시도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노력한 시간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 없는 것 같다. 20대라는 시기는 실패의 비용조차 크게 계산할 필요가 없는 시기인 것 같다. 물론 때에 따라 집중해서 성취를 이루는 시기가 될 수도 있지만, 뭔가 해보고 싶은 게 있고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30대가 되기 전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겁만 많아지는 것 같다. 하루라도 젊을 때 졸지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
30살밖에 안 된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게 조금 우습다는 생각도 들지만, 먼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20대 리뷰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이 글도 각자의 상황에 맞춘 거를 건 거르고 참고할 것은 참고해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 홍경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