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인간관계다.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속내는 정말 파악하기가 어렵다. 때로는 자기 자신도 파악이 안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려면 상대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함께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인가? 그게 어려운 사람인가?
나는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점원을 대하는 걸 보는 것이다. 상대적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특히 종업원에게 욕을 하거나, 물건이나 돈을 던지는 사람이 있는데, 상종 못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의 밑으로 들어가면 그 사람은 나에게도 물건을 던질지 모른다.
한 커뮤니티에서 남자친구가 맥도날드 점원을 두고 ‘썅O’이라고 욕을 했다는 고민 글이 올라왔다. 앞서 말했듯이 점원을 대하는 걸 보면 인성이 보인다. 이 남자친구는 됨됨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모습을 보고 헤어져야 하나 고민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당장 헤어지는 것은 만류하고 싶다. (‘아니? 말이 앞뒤가 안 맞네?’라고 생각하기 전에 조금 더 지켜봐 주길 바란다) 헤어지기 전에 한 번의 기회는 더 주어야 한다. 만약 남자친구가 험한 말을 고치겠다고 하고, 정말로 고친다면, 그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 오래된 습관을 고치기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는다면 엄청난 의지와 노력을 한 셈이다. 그만큼 애인을 사랑한다고 볼 수도 있고, 적어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인식은 갖고 있다고 봐도 좋다.
이것이 내가 사람을 판단하는 두 번째 조건이다. 바뀌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체인지그라운드의 모토와 이어져 있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도 해낼 끈기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단, 스스로 고쳐야 한다. 남이 고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솔직히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결점이 있고, 때로는 그 결점이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뀌는 사람은 그 결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잘못된 습관을 바꾸면 그만이다. 앞으로 젠틀하고 매너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면 된다. 하지만 절대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기본 소양이 뛰어나다고 해도 언젠가 드러날 작은 결점 때문에 관계를 망칠 수도 있다. 의외로 인간관계는 사소한 일로 다툼이 벌어진다. 그걸 바꾸느냐 못 바꾸느냐가 관계를 이어가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사람 됨됨이를 판단하고 싶다면 2가지를 기억하기 바란다. 첫째는 약자를 대하는 태도. 둘째는 바뀔 수 있는 의지다. 첫째를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꼭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주도록 하자. 두 번째 자질이 있다면 첫 번째 자질도 노력으로 갖출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