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당장 내일 무엇을 입을지, 당장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선택의 순간은 끊임없이 몰려온다. 인생의 결과가 복리로 누적된다고 가정하면, 애매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현명한 선택을 해도 그 결과값이 누적되었을 때 쌓이는 이득은 생각보다 클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애매한 선택을 해결할 수 있을까?
1. 선택안을 늘린다
우리는 쉽게 선택안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 ‘A or B’ 혹은 ‘좋다 or 나쁘다’. 조금만 신중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선택안을 늘릴 수 있다. 여기서 유용한 개념이 바로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웠던 공집합 개념이다.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나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하나 늘어난다. 애매한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 수도 있다. 선택안만 늘려도 벌써 애매함의 정도는 줄어든다. 그러니 언제나 더 나은 대안이 없는지, 혹은 선택을 미룰 수는 없는지 고민해보자.
2. 질문을 객관적으로 본다
사실 스스로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미 내가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모든 게 내 상황과 편향에 부합할 수밖에 없다. 실제 결과와 상관없이 정신적으로 나를 덜 괴롭히는 답에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내 선택을 객관적으로 함께 생각해 줄 조력자가 있으면 정말 크게 도움이 된다. 내가 수많은 상담을 해본 결과 대부분은 조언을 구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고 온다. 터무니없는 근거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그러니 주변에서 내 상황을 객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해 줄 조력자를 찾아보자. 이럴 때는 사회적 경험이나 내공이 있는 쉽게 말하면 ‘짬밥’ 차이가 조금 나는 사람을 찾는 게 좋다.
3. 실패비용을 계산하자
애매하다는 것은 선택을 잘못하면 무언가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00원 밖에 없는 8살 꼬마라고 가정하자. 지금 나는 슈퍼에서 과자와 아이스크림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꼬마에게는 1,000원 밖에 없기 때문에 하나를 잘못 선택하면 맛을 음미하는 관점에서 어느 정도 실패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꼬마에게는 은근히 타격이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연봉이 1억 원이라고 다시 가정해보자. 과자를 사 먹었는데 정말 맛이 없으면 다시 어렵지 않게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면 된다. 또 둘 다 사 먹는 경우의 수도 있다. 연봉이 높은 직장인 입장에서 이런 실패의 비용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애매한 선택이 될 수 없다. 예는 극단적이었지만, 실패의 비용을 최대한 계산하면 어떤 선택이 더 올바른 선택인지 윤곽이 조금이라도 확실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