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전환점이 되는 순간들이 있다. 학창 시절에는 학년이 올라갈 때, 새 학기가 시작될 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그랬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한 해가 끝날 때도 있지만, 한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일종의 전환점을 느끼기도 한다. 회사와 직무에 따라서 기간은 상이하지만 때론 오래 지속되는 프로젝트를 할 때면 전혀 끝이 안 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조금은 지치고 힘들기도 한다. 결과는 금방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촉박하고 바빴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무한도전 작가로 유명한 란주 작가도 비슷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당시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던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제작진으로 일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여유가 없고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란주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일을 좀 즐기면서 할걸”이라며 당시 후회하는 점을 이야기했다. 여러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일은 너무 바쁜데 도무지 여유가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 보면 끝이 안 날 것만 같은 일 때문에 지겹고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전혀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란주 작가는 방송이 종영된 이후에 산티아고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 번 그 시절을 되돌려 봤다고 전했다. 치열하게 일 했던 시절이었지만 그 만큼 보람도 있었을 텐데 그런 걸 누리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직장인에게 그래서 때론 치열한 시간들 속에서 일종의 휴식이 필요하다. 바쁨 와중에서도 자신에게 휴가를 주어서 그 시간 만큼은 일에서 멀리 떨어질 필요도 있다. 때론 우리는 익숙함에 길들여져서 제대로 그 가치를 알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좋아서 택한 일이지만 너무 바쁘고 피곤한 나머지, 왜 그 일을 선택했는지 잊어버리고 불평불만이 늘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론 달리는 와중에서도 한 번 쯤은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 브레이크는 쉬어가기 위해서가 아닌 앞으로 더욱 나아가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일상 속 의식적으로 휴가를 내거나 쉬는 날을 꼭 하루라도 정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참고 <유퀴즈>,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