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 : 훔쳐라!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습니다.”

– 스티브 잡스

 

모방, 썩 유쾌하지 않은 단어이다. 현대는 남들과 다른 창의성이 화두인 시대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모방을 꺼리고 모방하는 자들은 뭔가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모방은 그렇게 푸대접을 받을 단어가 아니다.

 

1981년 미국의 발달심리학자인 앤드류 멜조프(Andrew Meltzoff)는 태어난지 42분밖에 되지 않은 아기에게 혀를 내밀어 보였다. 그런데 이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유아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활짝 펴게 된 역사적인 행동이되었다. 혀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아직 자기가 혀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아기가 멜조프에게 혀를 내민 것이다. 아기 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보고 있는 대상을 모방했던 것이다.

 

 

10년 후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의 자코모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는 모방 본능에 대한 신경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바로 ‘거울신 경세포’의 발견이다. 우리는 거울신경세포로 인해 타고 난 모방자가 될 수 있으며, 엄마를 흉내 내고 아빠를 흉내 내고 친구를 흉내 내고 사회를 흉내내면서 인간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모방은 한 인간을 만든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실제로 모방을 했을 때에만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모방을 하지 않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해당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영화와 소설을 보고 왜 그렇게 빠져들 수 있을까? 그 이유는 바로 모방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모방능력은 한 인간에게 너무나 중요한 요소이다. 자폐아들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읽고 감정을 표현하고 언어를 배우고 친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UCLA의 과학자들은 최근 실험을 통해 자폐아들 의 거울신경세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작동한다 는 것을 밝혀냈다.

몇 년 전 제프 코헨(Geoff Cohen)과 그레그 월튼(Greg Walton)은 예일대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두 사람은 우선 학생들에게 수학자로 성공한 네이선 잭슨(Nathan Jackson)의 인생을 짧게 소개했다. 이때 잭슨의 전기에서 세부적인 사실 하나를 바꾸었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을 A, B그룹으로 나눈 다음에 B그룹의 학생들에게 잭슨의 생일이 각각 그들과 같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리고 전체 학생들에게 매우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게 했다.

자기 생일이 잭슨의 생일과 같다고 믿은 B그룹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A 룹에 비해 65%나 더 오래 문제풀이에 매달렸다. 이 학생들은 잭슨과 동질감을 느꼈고, 그가 거둔 성공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발동된 것이다. 누군가를 모방하려는 욕구가 학생들에게 끈기와 의지, 그리고 집요 함을 선물해 준 것이다.

 

피카소(Pablo Picasso)는 이런 말을 했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인 「시녀들」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그린 것이다. 그것도 76세에 말이다. 그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모방해 56점이나 그렸다. 위대한 화가 피카소가 76세라는 나이에 왜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다시 그렸을까? 피카소는 만년에 크게 성장하기 위해 위대한 작품을 모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모방을 했고, 그리고 그것을 다시 자신만의 것으로 훔쳐버린 것이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무엇을 모방하고 있는가? 탁월함은, 놀라움은, 위대함은 모두 흉내내기에서 시작되었음을 잊지 말자. 우리는 이미 타고 난 흉내내기 선수이다.

 

자, 피카소처럼 다시 모방을 하자.

 

모방, 이 얼마나 유쾌하고 훌륭한 단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