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국에 한 착한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wifi 기능을 사용한다. 모바일 데이터만 사용하기에는 데이터 용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일단 유선 인터넷에 공유기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wifi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wifi 기능을 도입한 기업이 애플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아이폰 도입 당시에 있었던 뒷얘기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초기 스마트폰에서 어떻게든 wifi 기능을 제거하려고 했다. 이를 지원하는 순간 통신사 전용 무선인터넷인 SKT NATE, KT SHOW, LG U+ OZ를 이용할 필요가 사라지며, 이는 곧 수익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시 휴대폰 키패드 중앙에 커다랗게 통신사 인터넷 버튼이 있었는데, 잘못 눌렀다가 요금 폭탄 맞을까 봐 황급히 껐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버튼 위치가 악랄하기 그지없다) 당시에는 무선인터넷 요금도 비쌌는데, 1MB만 다운 받아도 2~3,000원의 요금이 나왔다. 멋모르고 쓰다가 몇백만 원이나 되는 요금이 나와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생도 있었다.

 

 

그랬던 것이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애플은 기기 성능에 관해 굉장히 폐쇄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이 때문에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wifi에 한해서는 애플의 고집이 100% 옳았다. 애플은 한국에서 출시하는 아이폰만 wifi 기능을 제외할 순 없다며 국내 통신사에 맞섰고, (통신사의 변명이라는 게 겨우 DMB라는 것도 충격…) 그 결과 wifi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이 출시될 수 있었다. (그렇게 모바일 메신저 시대가 열렸고, 최대 수혜자는 카카오톡이 되었다더라…)

 

 

아니, 그럼 스마트폰이 없을 때도 wifi가 가능했었단 말인가? 맞다. 우리가 피처폰이라고 부르는 옛날 휴대폰도 wifi 기능을 탑재할 수 있었다. 단지 통신사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고, 통신사가 없으면 휴대폰을 팔 수 없는 단말기 제조사도 이에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커다란 NATE 버튼을 드리겠습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wifi 논란은 독점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3개의 통신사가 있다고 하지만, 주요 정책에 있어서는 사실상 담합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다. (아직도 생각하면 열불이 돋는 단통법이라든가…) 안타깝지만 기업의 목표는 이익을 내는 것이다. 고객을 왕처럼 모신다지만, 고객보다 이익이 먼저인 셈이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wifi 제한 같은 시대에 역행하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업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일까? 자신만 이기는 게 아니라 고객과 세상이 함께 이기는 win-win-win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현명한 기업은 자신만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기업 활동을 통해 세상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게 100% 옳다. 세상이 나아지면 그만큼 소비도 촉진되고, 결국 기업의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만 이기고자 하지 않는다. 상대도 함께 이기는 방법을 고민한다. 자신만 이기려고 하면 상대와 경쟁해야 하지만, 함께 이기려고 하면 상대와 협력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세상을 더 쉽게 살 수 있을까? 답은 뻔하다. win-win-win이 답이다.

 

참고 : 애플이 한국에 한 착한일, PGR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