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순간.jpg

 

 

 

지난 10년 동안 가장 많이 변한 인식 중 하나가 이혼에 관한 인식이 아닐까 싶다. 옛날에는 이혼하면 소박맞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주변으로부터 수군거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뭔가 하자가 있으니 이혼당했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혼은 선택의 문제로 여겨진다. 돌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진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혼은 여전히 큰 리스크를 포함한 일이다. 일단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거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그래서 이혼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혼을 결심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언제 이혼을 생각하게 될까?

 

1) 싸움이 쌓일 때

 

솔직히 부부 사이에서 싸움 자체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싸우는 게 당연하다. 전혀 다른 몸을 갖고 태어나 평생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다. 그런 두 사람이 함께 살면, 의견이 맞지 않는 게 당연하고, 갈등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싸움은 필연적이다.

 

문제는 어떻게 싸우느냐,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똑같이 의견 대립이 생겨도 점잖게 이야기로 해결하면 싸우지 않는 부부가 된다. 하지만 소리 지르고, 물건 집어 던지고, 심하면 손찌검까지 한다? 그러면 이혼을 고려하게 된다.

 

그토록 끔찍한 싸움 끝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같은 이유로 다음에 또 싸우게 된다. 똑같은 이유로 2번, 3번 싸우면 누구라도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다 결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까지 꺾여버리면, 진지하게 이혼을 고민하게 된다.

 

이런 상황까지 이르기 전에 잘 싸우는 법, 제대로 해결하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한다. 예를 들면, 싫은 소리는 1절만 한다거나, 짜증 내기 전에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는 식이다. 싸움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꼭 끔찍하게 싸울 필요는 없다.

 

2) 변하지 않을 때

 

앞서 말했듯이 결혼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일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자. ‘결혼하니 변하는 사람 vs 결혼해도 안 변하는 사람’ 어느 쪽이 더 나을까? 답은 결혼하니 변하는 사람이다.

 

물론 그 변화의 방향이 항상 좋은 쪽일 수는 없다. 결혼하니 남편의 배가 나오기 시작할 수도 있고, 아내의 잔소리가 심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결혼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변했어…’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결혼 전에 보던 모습은 ‘데이트’지 ‘일상’이 아니다. 남편이 엄마와 함께 살 때와 똑같이 땡깡 부리고, 조르고, 집안일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 그게 더 끔찍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누가 이상형을 물으면 항상 ‘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결혼은 결국 적응의 문제다. 완전히 다른 사람과 어떻게 ‘맞춰가며’ 사느냐가 핵심이다. 그 사람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듯, 나도 상대에게 맞춰줘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맞춰도 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그때는 진지하게 이혼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3) 비난, 경멸,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

 

심리학자 존 가트맨에 따르면, 커플이 헤어질지 아닐지 매우 높은 확률로 맞출 방법이 있다고 한다. 커플 사이에 ‘비난, 경멸,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가 보이면 그 커플은 거의 반드시 헤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가트맨은 이 4가지 태도를 ‘묵시록의 4기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네가 뭘 알아?”,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다 네 잘못이야. 난 잘못한 거 없어.”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면 관계는 박살 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존중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나를 존중하지 않을 때, 나를 경멸할 때, 그 관계는 굳이 이어가야 할 필요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면 정말로 진지하게 이혼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과 남은 평생을 함께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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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남편이랑 말 안한지 한 달째, 네이트판

2) 책 <결혼학개론>

 

이미지 출처 : 드라마 <18 어게인>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