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방법

2008년 15살의 나이로 데뷔한 아이유는 폭발적인 가창력, 예쁜 외모, 앨범의 연이은 성공으로 아이유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지금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아이유의 모습을 보면 너무 완벽해 보여서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 없이 곱게 자랐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MBC 방송 ‘놀러와’에 출연했던 아이유는 데뷔 전에 너무 가난해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어렵게 단칸방 하나를 구해서 살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집에서 불을 끄면 바퀴벌레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너무 많아서 친척 집에서 며칠을 지내게 되었는데, 술 취해서 집에 들어온 친척이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쟤네 아직도 안 갔어? 내가 진짜 바퀴벌레처럼 한번 해봐? 어린 게 밤늦게 돌아다니기나 하고 연예인은 아무나 하냐? 쟤가 연예인이 되기 전에 내가 먼저 백만장자 되겠다.”

 

(사진출처: MBC 놀러와)

 

그때 친척이 했던 말은 아이유의 마음에 비수처럼 박혔다고 한다. 서러움에 복받쳐 이불속에서 내가 빨리 돈을 벌어서 집을 사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보통 이런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멀리 있는 꿈을 바라보기 보다는 현실의 벽과 주위 사람들의 말에 휘둘려 감히 꿈을 꾸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난이나 역경에 부딪히면 누군가는 쓰러지지만, 소수의 누군가는 그 아픔을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동력으로 사용한다. 주저앉는 사람들과 이겨내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

 

사실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운명의 과학>의 저자인 생물학 박사 한나 크리츨로우는 인간이 내리는 많은 결정이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 수준에서 일어나는 자동적인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한다. 역경을 경험했음에도 건강한 인생관을 유지하는 능력인 회복 탄력성(회복력)도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라는 유전자는 기존 뉴런의 생존을 뒷받침하고, 성장을 촉진하고 연결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이 유전자의 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뇌가 아주 튼튼해서 삶을 더 유연하게 바라보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학대나 방치를 경험하고도 정신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10~25%의 아동은 이 BDNF 유전 암호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것이 결정론적이어서 유전자 외에 우리가 다르게 행동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에 너무 치우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운명의 과학>에서도 설사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이 환상일지라도 사회가 매끄럽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유가 가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강인함은 어쩌면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더 강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을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며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나를 위해 좋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라고 믿고 싶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유전자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우리가 희생해야 할 것이 너무 많지 않은가. 고 스티븐 호킹은 런던 패럴림픽에서 다음 명언을 남겼다.

 

“고개를 숙여 당신의 발을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

 

스티븐 호킹은 창조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삶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누군가 현실의 어려움에 부딪혀 있거나 주위 사람들의 말에 휘둘려 꿈을 꾸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한다면 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말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힘이 되길 바란다.

 

참고
<운명의 과학>, 한나 크리츨로우
MBC ‘놀러와’, https://youtu.be/v7A5Jaq3sOk

 

written by 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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