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도와주는 타이밍은 언제가 좋을까? 남을 도와주는 일은 그 자체로도 좋은 일이지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순간이 있다. 이왕 도와주려면 그래도 서로 고마움을 크게 주고받는 게 좋지 않을까? 도움을 주는 사람도 좋고 받는 사람도 좋은 도움은 또 관계를 돈독히 하기 마련이다. 얼마 전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재석과 장동민의 일화를 보면서 도와주는 타이밍에 대한 완벽한 사례를 본 것만 같았다.
이미 토크쇼에 나온 오래된 이야기다. 장동민이 한참 힘든 일을 겪고 있었을 때 혼자 술집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었다. 그를 알아본 한 행인이 그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말하자, 우울했던 장동민은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기에 지금은 좀 곤란하다며 사인만 해준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자 그 사람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자기가 유재석이야 뭐야 유재석도 같이 사진 찍어주는데 라며 그냥 가버렸다고 한다.
행인에게 짜증도 났었겠지만 그에겐 우연히 들었던 유재석이라는 이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장동민은 평소 유재석과 아무런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이름을 들은 김에 그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고, 유재석에게 전화하여 다짜고짜 한번 뵙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당황할 법도 하지만 유재석은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은 체 그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비가 오는 날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둘은 만나서 술을 한잔하게 되었다.
좋지 않았던 장동민의 안색을 살펴보고 유재석은 그에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고민이 있다면 그냥 속 시원하게 말해보라고 했다. 그의 배려 덕분에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장동민은 유재석에게 가슴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는 방송에서 유재석이 자신이 고민하던 문제에 대해 조언을 해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묵묵히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었을 뿐이었다고 말한다.
‘네 상황이 아니라 이해한다고는 못하겠다. 어떻게 감히 내가 너를 이해하겠니’ 유재석은 섣부른 충고나 조언을 아꼈다. 오히려 그냥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장동민의 고민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원동력으로 바뀌었다. 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지갑에 있는 돈을 다 꺼내주면서 이 돈은 택시비로 쓰고 남은 돈 어머니를 드리라는 말을 해준 그는 장동민이 은혜를 갚아야 할 첫 번째 사람이 되었다.
남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다. 유재석은 이미 최상위권에 속해있는 연예인이었고, 평소 왕래가 없던 장동민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진심 어린 손길을 뿌리치지 않는 것. 짧게나마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세상이 좁고 서로 간에 도움을 받을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은 어쩌면 당신 인생에 적금이 될 수도 있다.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진심 어린 손길을 뿌리치지 않는 것.
그게 남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