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으로 치킨 시켜먹었다고 화내는 아내

‘우리가 남이가.’

 

원래 정치적 사건에서 비롯된 이 말은, 어느새 대중에게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친밀함의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는 서로 우리 편’이라는 의미로도 잘 활용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온 아내의 반응을 보는 순간, 딱 위와 같은 글귀가 떠올랐다. 아래 그 사연이다. 2017년 어느 날의 일이었다.

 

 

먼저 아내의 입장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남편은 더 가까운 통닭집이 있음에도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가게의 치킨을 배달시키고 단골이 됐지만, 치킨 배달을 줄곧 장인어른이 직접하시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통닭을 가지러 가게에 찾아가는 센스를 발휘했어야 했다. 그동안 배달을 많이 시켰지만, 아내 입장에선 자신의 아버지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에 서운함이 쌓였다가, 남편이 쿠폰을 활용해 공짜로 먹겠다고 하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네티즌들도 아내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만약 장인어른이 아니라 시아버지가 통닭집을 운영했고, 아내가 남편과 같은 태도를 취했다면 어땠을까라는 것이다.  

 

남편의 글에 네티즌들이 동의할 수 없었던 부분은 바로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가족끼리 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이겠는가. 남편은 딴엔 장인의 가게가 아니라 치킨집 사장님과 고객의 입장으로서 치킨값을 꼬박꼬박 주고 먹었으니, 한번쯤 다 모은 쿠폰으로 시켜 먹었으니 뭐가 문제냐는 입장인 것이다. 아, 게시물 끝에 남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혼술에 1인1닭을 하며 이번 일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고 했는데, 갈등 와중에서도 장인어른의 집 통닭을 먹고 있었을 것만 같다. 네티즌들에게 다시 한번 넓은 의미에서의 ‘가족’의 역할을 생각게한 사연이다.  이 해프닝의 결말은 3년이 지난 지금도 모를 일이지만, 잘 마무리 되었길 바란다.

 

참고 <쿠폰으로 치킨 시켜먹었다고 화내는 아내>, 네이트판 (이토랜드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