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개설하면 전세계에서 떡상할 수 있는 사람.jpg

 

사람들은 대개 스타들을 기억한다. 스타의 말과 행동은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렇기에 늘 부담스럽다. 자신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느새 스타라는 자리에서 쫓겨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그러기에 스타들은 그 누구보다 ‘자기 관리’에 열심이다. 물론 그 자기 관리를 홀로 한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축구와 안 친해도 ‘손흥민’이란 이름 석자는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올림픽과 월드컵때 빠지지 않는 선수이기도 하고, 유럽 리그에서의 그의 행보는 놀라움 그자체다. 차범근, 박지성 같은 축구 선배들의 기록을 갱신하며 세계에서 한국 선수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메달을 받으며 군면제 혜택을 받았지만 군사훈련을 받았던 모습은 화제가 됐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그의 몸값이 세계적인 축구선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날강두’로 찍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쳤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전세계 선수 시장가치를 재평가 하면서 그의 이상 이적료를 6400만 유로(약 851억원)로 책정했다. 아시아 선수 중에는 부동의 1위다. 반면 호날두는 6000만 유로(약 798억원)으로 전세계 공격 수 중 23위에 머물렀다. 2010년부터 10년간 두 사람의 몸값을 비교한 표다.

 

 

보다시피, 손흥민은 10년동안 쭉 몸값 상승세를 이어왔다. 반면 호날두는 2015년 1억 1000만 유로 이후로 하락세다. 물론 그의 나이가 올해 35세인데다 프로 선수로서 고령인 나이대에 접어들며 ‘미래 가치’가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작년 7월 K리그 올스타전 친선 경기에서 45분간 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미안한 기색없이 벤치만 지켰다가 사라져, 우리나라 팬들의 실망과 야유를 한몸에 받았다. 자신의 기량만 믿고 팬들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하다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와중에 손흥민 선수의 까까머리 인증샷과 호날두 몸값을 제쳤다는 소식은 국내 축구팬들로 하여금 뭔가 통쾌함을 선물하는 것 같다. 그가 이렇게 10년 동안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의 정신적 지주인 아버지의 맞춤형 훈육이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그의 아버지에 대한 칭찬이 이를 방증한다. 손흥민의 아버지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들의 인기 못지 않게, 아버지 역시 스포츠 꿈나무를 키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롤모델로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팬에 대한 감사함이다.그의 자전적 에세이인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에서는 팬에 대한 감사함이 한 챕터에 언급돼 있을 정도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족 외에 내개 힘을 주는 존재가 있다. 팬이다. 내가 제일 소름 돋을 때가 언제인지 고백하면, 주말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한국에 있는 팬들이 월요일에 출근하면서 너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 골 동영상을 보면서 좋아하고, 학교나 직장에서 친구, 동료들과 함께 내 골을 이야기한단다. 처음 그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실 이런 말을 하는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야 말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성취라고 생각한다.” (본문 133쪽)

 

 

세계적인 톱클래스 선수가 보여주는 겸손함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참고로 그는 2020년 2월 초 대한축구협회에서 주최한 청소년 스포츠 진로 탐색 행사에 깜짝 등장해,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스포츠 대선배로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무쪼록 손흥민 선수가 남은 현역 활동도 멋지게 해냈으면 좋겠고, 은퇴 이후에도 우리나라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든든한 선배로 남길 바라본다.

 

참고
1) <유튜브 개설하면 전세계에서 떡상할 수 있는 사람.jpg>, 에펨코리아(링크)
2) <28세 손흥민 몸값, 35세 호날두 추월>, 조선일보(링크)
3)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 손흥민 저, 브레인스토어
4) <손흥민 ‘깜짝 등장’에 중고생들 ‘와우~’>, 한겨레(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