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저 몰래 선보다가 걸렸습니다…

관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어떤 관계는 계약일 것이고 어떤 관계는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 보이지 않는 관계에서 가장 강력한 연결은 바로 신뢰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생물학적으로 각자일 때는 약하지만 신뢰라는 관계로 엮일 때는 그 어떤 생명 집단보다 강했다. 그리고 우리는 사실상 지구를 정복한 종족 중 하나이다. (지구를 정복한 동물은 모두 진사회성 동물이다) 최근에 한 커뮤니티에서 자신 몰래 선을 본 여자친구 이야기가 올라왔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고, 또 반성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 의미를 현실적으로 재해석하면 실수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다음 행동이 어떤가에 따라 인생이 바뀐다는 의미이다.

 

글쓴이의 여자친구는 명백한 잘못을 했다.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을 봤다고 하지만 본인의 선택이었다. 정말로 마음에 없었다면 애초에 그 과정을 남자친구에게 털어놓으면 됐다. 그러면 남자친구와 부모님의 문제로 프레임이 설정되고 문제의 맥락이 완전히 바뀐다. 하지만 애초에 그럴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잘못을 하고 오히려 화를 냈다고 한다. 이럴 때는 무조건 헤어지는 것이 맞다. 이것은 단순한 비즈니스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을 전제로 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친구와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관계가 아닌 이권을 따지는 여자친구 부모님과 앞으로 잘 지내기 힘들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모두를 위해 관계를 단칼에 잘라내는 것이 아프더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서 불쌍한 것은 사실 남자가 아니다. 바로 문제를 일으킨 여자친구와 그 부모이다. 이들은 신뢰라는 유대의 힘을 모른다. 언제든지 더 나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 신뢰를 깨버릴 사람들이고, 그 깨진 신뢰가 일으킬 후폭풍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남자친구는 실연의 아픔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면 된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여자친구는 그러기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신뢰를 떠나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반성도 없고 인정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우연히 좋은 사람과 결혼하더라도 그 관계는 깨질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렇게 연결되었다가 본인의 잘못 때문에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 때는 이미 후회해도 늦을 것이다. 남자친구는 이런 관계에서 온 상처로부터 빨리 회복하기를 기원하고 여자친구는 부디 반성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참고 <여친이 저몰래 선보다가 걸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ML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