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평등

 

많은 사람이 획일적인 평등을 원한다. 사자도 임팔라도 모두 풀을 뜯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릇된 평균의 적용으로 정말 괴로워지는 것은 풀을 뜯는 사자가 아니라 고기를 먹어야 하는 임팔라다. 아쉽게도 임팔라에게는 사냥 능력이 없다. 상황에 따른 균형 잡힌 판단이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한쪽으로 쏠리는 편안함을 선택한다. 사자가 풀을 뜯어도 임팔라가 고기를 먹어도 결론은 동일하다.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정의를 가장한 잘못된 기준을 우리 삶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면 사회구조와 질서마저 붕괴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기회의 평등’을 원한다. 동일 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회의 평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완벽히 똑같은 환경에서 자랄 수 없다. 단지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누구는 형이 되고 누구는 동생이 된다. 그렇게 인생이라는 경쟁에서 모두의 출발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의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익숙해져라.)”라는 조언이 가슴 속으로 아프게 파고든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쟁취해야 하는 평등은 엄연히 존재한다. 바로 ‘원칙(Rule)의 평등’이다. 빌 게이츠도 출발 선상의 불공평함을 말한 것이지, 원칙의 불합리한 적용을 말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가 마지막에 말한 “Get used to it.”의 참된 의미는 “출발 선상이 다르니 죽도록 노력해서 극복하라.”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정한 룰의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평등한 원칙의 적용! 이것이 우리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싸워 지켜내야 할 인간다움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