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유시간을 간절히 원하지만, 막상 절실했던 상황에 들어서면 딱히 아무것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학창 시절에도 시험만 끝나면 반드시 이것저것 하겠다고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면 그냥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다. 그랬던 관성이 유지되어서 그런지 취업을 해도 마찬가지인 사람이 너무 많다. 퇴근하면 뭔가 해보려고 하지만, 저녁에도 주말에도 그냥 시체처럼 누워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죽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덕업일치에 성공해 회사에서 자아실현을 추구하고, 집에서는 맘 편히 쉬는 경우도 (정말 극도로 낮은 확률이지만)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은 퇴근 후에 자기가 원했던 생각을 실천할 수 있음에도 무기력의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한다. 우리는 먹고사니즘이라는 족쇄가 풀리는 퇴근 후 시간을 반드시 야무지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퇴근 후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1. 무조건 체력이다
인생을 똑똑하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공통분모가 무엇인지 고민한다. 결국 무언가 하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퇴근 후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으면 운동하는 것이 진리다. 여기서 핵심은 무조건 체력을 기르겠다는 마음보다 재미있을 것 같은 운동을 찾아보는 것이다. 즐거워야 동기가 지속되고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정신승리로 체력을 기르는 것은 업무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요즘은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도 많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스포츠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흥미가 당길 만한 운동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확실히 넓어졌다. 그렇게 재미있는 운동을 즐기다 보면 당연히 체력이 향상되고, 향상된 체력은 일상 업무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것이 바로 진정한 선순환이다.
2. 부업
회사 내규상 불가능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업을 해보라고 적극 추천한다. 사실 돈만큼 강력한 동기가 없다. 내 주변에는 회사에 다니면서 투잡을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회사에서는 내가 열심히 해도 그것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업에서는 하는 만큼 받는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효율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변 지인 중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을 하다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자 자기 사업으로 전환한 사람이 몇 명 있다. 그렇게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입도 올리고, 또 잘 될 때는 이직이나 사업 전환이 가능하므로 퇴근 후 혹은 주말 부업을 시작하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그런데 현재 회사에서 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라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금 회사에 집중하는 것이 더 옳은 전략일 수도 있다. 언제나 맥락이 중요하다.)
3. 덕질(?)
굳이 취미활동이 아니라 ‘덕질’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으면서 해보라고 권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서 내 직업 자체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이다. (여기까지 독자들의 욕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만약 내가 예전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나는 반드시 2가지 ‘덕질’을 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보컬 트레이닝이다. 훈련을 받는다고 가수처럼 노래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연습하면서 신나게 노래도 부르고 어느 정도 완전히 마스터한 노래는 주변 지인들 결혼식이나 행사 때 축가로 불렀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스크린 골프 마스터다. 일반 골프는 가격도 비싸고 오고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스크린 골프는 가격도 저렴하고 친구나 직장동료와 어울리면서 함께 할 수 있다. 기왕에 하는 것 죽어라 연습해서 주변에서 독보적인 실력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소소한 우월감을 느끼고 살았을 것 같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직장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취미 생활에 투자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는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최고의 투자는 자신에 대한 투자이다. 한 번 사는 인생 그래도 재미있게 내가 해보고 싶은 것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덕질’은 나를 위한 일종의 의식(ritual)이다. 이렇게 확실히 몰입할 수 있는 의식이 있으면 평소에 우리를 따라다니던 근심과 걱정을 그 순간만큼은 떨쳐낼 수 있다. 단, 경제적 메타인지가 떨어지는 과도한 ‘덕질’은 삼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