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여자와 남자는 다르다. 단순히 몸만 다른 게 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많은 연구가 말하길 남자는 운동과 공간 지각 능력이 뛰어나고, 여자는 언어, 기억, 사회적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심지어 뇌 연결망 구조도 달라서, 남자는 운동 제어에 필요한 소뇌 연결망이 활발하지만, 여자는 사회성에 필요한 대뇌 연결망이 더 활발하다는 연구도 있다. (물론 이것은 대체적인 경향이 그렇다는 말이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 보니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지는데, 이로부터 연애 관련 콘텐츠에서 자주 써먹는 소재가 등장한다. 바로 ‘여자언어’이다. 많은 연애 콘텐츠에서 여자는 남자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이를 잘 알아들어야 연애를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남녀의 언어가 그렇게 다를까? 다음은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자언어에 관한 게시물이다. 문제를 보고 정답이 뭔지 맞혀보자. (정답은 문제 아래에 있다)
문제
정답
정답을 보면 여자언어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속내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눈치 빠르고 센스있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애를 잘하는 방법이 될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좋은 연애를 위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많은 연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안정적인 연애를 지속하는 방법으로 대화와 솔직함을 꼽는다. 오랜 관계를 이어오면 다툼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런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은 솔직한 심정을 대화를 통해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일 상대와 말다툼을 하지 않을 거라고 기대하거나 소통 없이도 상대가 당신 마음을 알아줄 거라 기대한다면 상대가 누구든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또는 의견 충돌이 해로운 것이어서 피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의견 충돌이 발생할 때 당신의 관계에 대해 불필요한 의구심을 품게 되거나 그 관계가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반면에 의견 충돌이나 말다툼이 불가피한 일이라고 믿는다면 갈등은 그리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게 된다. 오히려 갈등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알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계를 공고히 할 기회로 보게 될 수도 있다.
<러브 팩추얼리>, 331p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면 좋겠지만, 그걸 기대하면 돌아오는 것은 실망일 경우가 많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소통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굳이 알아듣기 힘든 말을 써가며, 숨겨진 속내를 알아달라고 요구하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 원하는 것이 있거나 불만이 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다. 물론 그런 솔직함 때문에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다툼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알아가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반면에 말도 안 하고 속에 쌓기만 하면 불안감만 쌓이다 관계가 깨질 확률이 높다. 서로에게 솔직해지자. 그런 만큼 더욱더 안정적인 연애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덧1. 남자 사용 꿀팁. 남자는 속내는 파악할 줄 모르지만, 노골적으로 시키는 건 잘 한다. ‘이거 예쁘다’라고 하면 못 알아듣지만, ‘저거 다음달 내 생일 선물로 받고 싶어’라고 하면 반드시 미션을 완수한다. 그러니 콕 집어서 이야기하자. (그렇다고 부담스러운 선물을 요구하지는 말자)
덧2. 여자언어라고는 하는데, 정말 ‘여자’언어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주변에 몇몇 여자분께 여쭤봤는데 ‘여자도 저러면 못 알아들어!’, ‘어우 난 답답해서 저런 애랑 안 놀아!’라는 말을 들었다. 모든 여자가 저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테고, 어쩌면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자 중에도 저렇게 말하는 사람 있긴 있다)
참고
1) <여자언어-빡침주의>, 이토랜드
2) 책 <러브팩추얼리>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