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했던 사법시험 공부량

이제는 로스쿨이 생기면서 사법시험이 폐지됐지만, 없어지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통하던 게 바로 사법시험이었다. 과거 사법시험에 합격한 수기가 최근 한 커뮤니티에 다시 올라오면서 화제가 되었다. 노력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공부량과 끈기가 느껴진다. 

 

1차 시험(헌법, 민법, 형법) : 하루 16~17시간씩 2년간 한 공부량이다.

 

 

2차 시험(헌법, 민법, 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행정법) : 마찬가지로 하루 16~17시간씩 1년 4개월 간의 공부량이다. 그 후 사법시험에 합격에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사법연수원 공부량

 

1학기 :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민사변호사실무, 형사변호사실무, 보전소송, 부동산소송, 수사절차론, 법률영어, 법조윤리, 선택과목

 

2학기 :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민사변호사실무, 형사변호사실무, 민사집행법, 영미법개론, 법조윤리, 선택과목, 외국법

 

3학기 : 민사재판실무, 형사재판실무, 검찰실무, 민사변호사실무, 형사변호사실무

 

 

합격 수기 중 일부 발췌

 

1) 다른 고시생은 모르겠습니다만, 필자는 1주일에 117~118시간을 염두해두고 공부했습니다. 115시간은 너무 적고 120시간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루 공부량은 수업듣는 시간을 포함해서 16~17시간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3년 4개월을 공부했습니다. 매일 먹고 공부하고 자고를 반복했더니 공부를 시작한지 1년만에 15kg가 쪘습니다. 필자는 원래 60kg 초반이었는데 고시공부를 시작하고 친구들이 살이 많이 쪘다고 하네요. 사진 속에서는 그나마 살이 빠졌을 때였습니다.

 

2)고시생은 명절이 없습니다. 학원에선 특강을 해주고 고시생들은 모자란 공부를 합니다. 365일 공부하는 것이 고시생입니다.

 

고시생활을 회고하며 페이스북에 남긴 글

 

길을 걷다 달을 보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라~ 

 

부모님한테 학원비 35만원 부탁하는게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시간적 여유가 날때면 

 

학원 조교 생활을 하면서 공부했다. 

 

설날, 추석에도 늘 수업이 있었기 때문에 

 

할아버지 성묘를 늘 가지 못했다. 

 

저녁 먹고 수업들으러 가는길에 있던 

 

달은 어찌나 크고 예쁘던지.. 

 

아직도 관악산에 걸린 달이 생각난다.. 

 

아파도 공부를 해야했다. 

 

왜냐면 내가 짜놓은 계획을 

 

내가 어길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염에 걸려 책상에 엎드렸다가 

 

정신이 들면 다시 공부를 하기를 반복.. 

 

어떻게든 그날 공부는 모두 끝냈다.. 

 

아팠던 것은 부모님께 무조건 비밀! 

 

한달을 넘게 목소리를 못낸 적이 많았다. 

 

한국어를 안쓰면 한국어를 까먹는다던가? 

 

아부지가 우유 사줄까? 하는데 

 

우유가 뭔지 기억나지 않았다. 

 

응 사줘 라고 하고 건네받은 것을 보고 

 

그것이 우유였단 것을 기억했다. 

 

목소리가 너무 내고 싶을땐 

 

편의점에 괜히 한번 가서 

 

‘이거 얼마에요?’ 라고 말해봤던 시절…

 

‘니가 될 것 같아?’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내 머리를 믿지 않지만 

 

몸에 벤 성실함을 믿었다. 

 

공부를 하다가 기절을 해봤다. 

 

석달전부터 체력때문에 

 

숨을 헐떡이면서 공부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날은 뭔가 생명의 불꽃이 희미해 지더라. 

 

나는 분명 공부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머리는 책상에 박혀있고 

 

양팔은 아무데나 뒹굴고 있었다. 

 

너무 무섭고 소름이 돋아서 

 

세수를 하고 바람을 쐬고 

 

그리고 정신을 잃지 않도록 

 

친구와 문자를 하면서 공부했다. 

 

모든 식사는 고시식당에서 했다. 

 

싼 가격에 다양한 음식이 나온다. 

 

3년 내내 밥만 먹으면 배가 아팠다. 

 

특히 불고기가 나온 날이면 

 

바닥에 뒹굴고 싶을 정도로 배가 아팠다. 

 

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이런줄 알았다. 

 

그런데 최종시험이 있기 직전에 

 

질 나쁜 음식때문에 

 

배가 아팠단 것울 알았다. 

 

그리고 나만 아픈게 아니란 것도 알았다. 

 

고시생의 배는 늘 아픈 것이었다.

 

사법시험은 사라졌지만, 공무원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 아직도 많다. 참 힘든 시간이 아닐 수 없다. 하루종일 공부만 하고, 그러다보니 인간관계도 끊긴다. 벌이도 없고, 손 벌리기도 미안하니 먹는 것, 입는 것도 변변치 못하다. 그래도 무엇보다 힘든 건 주변의 시선이다. 눈칫밥을 하도 먹어 진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게 고생해서 떡하니 합격하면 좋겠지만,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시험은 아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더라도 건강과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참고 : 에펨코리아, ㅎㄷㄷ한 사법시험 공부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