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왜 비싼 시계를 살까? 핸드폰에 있는 시계는 기능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굳이 시계의 기능이 필요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시계는 시간을 상징하고 나의 시간은 그만큼 비싸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요새 돈 좀 잘 번다는 래퍼들은 소위 FLEX라 하여 비싼 시계를 통해 부를 과시한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 부자의 시계는 얼마나 할까?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무려 450억 짜리 시계가 있다. 뭔 시계가 이렇게 비싼가 싶은데… 기능도 매우 특이하다. 1초 간격으로 초침이 움직이는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침이 1년 간격으로 움직인다. 그 다음 분침 대신 100년 주기로 두 번째 침이 움직이고 1000년에 한 번 뻐꾸기가 운다. 이 시계는 1만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작동하도록 설계해서 만년시계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80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두 번째 침이 한 번 움직이는 것도 보지 못하고 죽는다.
제프 베조스는 도대체 왜 이런 이상한 시계를 샀을까? (정확히는 만들고 있다…) 그가 말하길 “왜 우리는 1 만 년 동안 움직일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산속에서 시계를 만들까요? 세상 사람들이 그런 궁금증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호기심 속에서 사람들은 여러 세대와 수천 년이라는 시간 관념을 계속 떠올리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1만 년 동안 째깍거리는 시계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오랬동안 지속될 질문과 프로젝트를 제안하시겠습니까?”
제프 베조스는 일반적인 시각으로 시간을 바라보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메세지를 사람들에게 던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멀리 봐야 해”라고 말하고 끝낼 것을 450억을 써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 것이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부자라지만, 참으로 기이한 행동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있으니 그의 의도가 최소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제대로 통했다.
장기적 사고방식은 제프 베조스가 항상 강조하는 아마존의 핵심 철학 중 하나다. 베조스는 아마존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좋은 선례를 만들 것은 주문한다. 그가 아마존의 주주들에게 매년 보내는 편지에는 베조스가 장기적 사고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되더라도 장기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만년시계는 장기적 사고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베조스에게 만년시계는 과시적인 장식품이 아닌 인간이 가진 시간에 대한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메세지다.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현 세대만 볼 것이 아니라 먼 훗날을 우리의 후손들까지 생각하며 보다 폭넓은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장기적인 관점의 중요성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런데 현실이라는 벽에 부닥치면 어쩔 수 없이 근시안적인 사람으로 돌아가게 된다. 당장 밥 벌어 먹고 살기도 빠듯하고, 밀린 업무 처리하느랴, 과제를 마치느냐, 시험공부 하느라 멀리 보기가 참 쉽지 않다.
그래도 가끔은 잠깐이라도 베조스처럼 멀리 바라보자. 인생이라는 길에서 발밑만 보고 가다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될지 모른다. 제프 베조스처럼 먼 후손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가 이루고자하는 목표, 사명과 소명을 떠올려보자. 세계 최고 부자의 450억 원짜리 시계가 당신의 인생에 장기적 안목이라는 선물이 되었기를 바란다.
– 홍경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