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 어떤 일처리를 할때 마감이 빨라야 하는 건 기본, 인터넷 속도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최대한 빨라야 한다. 빠르다는 것은 곧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것이고,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건 남들이 같은 시간내에 하나를 완성할 때, 두세개 정도 해낼 수 있다는 역량을 의미한다.
고백하건대, 나는 이런 빨리빨리 문화에 조금은 더딘 사람이다. 처음부터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에 나름 꼼꼼하게 살펴보려고 하는데, 결과는 꼼꼼함이 잘 반영된 경우가 3이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7이다. 그래서 요즘엔 최대한 시간을 정해두고 평가야 어찌됐든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내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트위터 캡처 사진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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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일하는 지인의 멘트를 인용한 트위터인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이에 따른 경쟁이 싫어서 막상 외국으로 왔는데, 이 나라 특유의 느릿한 일처리 때문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해외여행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일본 사람들의 일처리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한국 특유의 치열함이 싫었다는 지인도 막상 다른 나라에 있으니 ‘빨리빨리’ 문화가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국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1945년 해방 이후 1950년 한국전쟁이라는 큰 비극을 겪고도 그로부터 20여년 만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산업화를 이뤄냈고, 1990년대~2000년대 초엔 인터넷 강국이란 명성과, 올들어서는 코로나19 모범 방역국가라는 명성까지 따냈으니 말이다. 정부수립 100년 만에 이같은 결과를 이룩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아무쪼록 저 트위터를 보자마자 문득 든 생각은 생뚱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말이었다. 정말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공간이지만 막상 떠나면 집 만큼 편한 곳이 없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얼른 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현지 문화에 적응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글쓴이의 지인이 조금은 덜 답답해하기를 바란다.
참고 <생각보다 외국나가면 공감되는 것>, 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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