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표를 써본 경험이 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을 그만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중소기업의 사장이 되었다. 이제는 훌륭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붙잡아야 한다. 나는 예전에 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훌륭한 직원들을 회사에 붙잡아 두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유능한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3가지 이유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누며 생각해보자.
1. 자신이 하는 일이 인정받지 못할 때
이것은 정말 중요한 얘기이다. 회사에 다니는 가장 큰 목적은 경제적인 수익을 얻기 위함이지만, 회사 내에서 자아실현 하는 것 또한 소득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일단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기에 완벽한 개인의 자아실현까지는 힘들다. 그래도 자신이 만든 성과에 대한 합당한 인정 및 보상이 정서적/경제적으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말 그대로 일할 맛이 난다. 나는 대기업에 다닐 때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많았다. 솔직히 그중에 몇 개는 너무 좋아서 주변 동료들도 “신 책임은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야! 얼른 핵심부서로 가야지!” 이렇게 이야기해줬다. 나도 정말로 경제적 보상을 넘어 회사를 위해 내가 제시한 계획을 실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내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와 만날 기회는 단 1초도 없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었다. 만약 그 일이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내 아이디어를 최종 의사결정권자에게 말할 기회라도 있었으면 아마 지금 회사에 남아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만큼 직원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인정은 중요하다.
2. 불합리한 인간관계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제일 신경 쓰는 것이 쓰레기 같은 ‘정치적’ 인간관계 형성을 막는 것이다.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이것은 내가 노력하면 충분히 잘 막을 수 있다. 다시 옛 경험으로 돌아가면, 내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우리 파트는 15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부에는 부장, 과정, 사원 이렇게 3명이 엄청 친해서 작은 파벌을 만들었다. 그 소그룹이랑 친하지 않으면 당연히 뒷담화의 대상이 되었고 언제나 그들이 모든 결정에 핵심 영향을 끼쳤다. 나는 당시 집이 회사와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서 출퇴근해야 했다. 집에 빨리 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과 업무 종료 후 어울리지 못했고, 그런 이유로 모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했었다. 이게 무슨 쓰레기 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결국에는 실력으로 다 찍어 눌렀다) 불안정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이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불합리한 인간관계가 없는 좋은 조직 문화를 가졌기 때문이다. 쓰레기 같은 파벌문화는 최대한 빨리 뿌리 뽑는 것이 회사와 직원을 위해 절대적으로 좋다.
3.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예전에는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는 신념이 확고했다. 내가 과장이었을 때도 회사는 일을 잘해야 하는 곳이지 배우는 곳이 아니라고 사원과 대리들에게 확실하게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 사장이 되면서 직원 한 명, 한 명의 성과가 회사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회사는 일정 부분 학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공부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한다. 공부를 시키고, 또 억지로 공부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문도 그런 고문이 없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퇴사한 직원도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공부하고 직원들에게 공유하려고 늘 노력한다. 이러면 직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 함께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회사에 넘치게 된다. 유능한 직원은 말 그대로 능력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직원이다. 이런 직원에게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면 당연히 떠나는 것이 정상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회사는 학교의 역할을 일부분 반드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