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꼭 하는 말. jpg

 

우리말이 종종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단어 자체 쓰임에는 문제가 없는데 적확한 의미를 알려면 상황의 흐름과 상대방의 표정이나 뉘앙스를 살펴야 할 때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잘한다’이다. 단어상으로 봤을땐 타인의 실력이 뛰어난 경우에 이야기하는 칭찬의 표현이지만 ‘잘’과 ‘한다’ 사이에 ‘~’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나온 <한국인이라면 꼭 하는 말>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사진 위)을 살펴봤다. ‘다 부셔라, 다 부셔~’ 무언가를 망가뜨린 상대방에게 이왕 망가졌으니 다른 것들도 다 망가뜨려도 된다는 의미라고 이해하진 않았을거다. ‘왜 망가뜨렸냐’는 직설적인 원망 대신, 상대방의 잘못을 질타하는 반어법인 셈이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살짝 복습하자면 ‘반어법’은 겉으로 표현한 내용과 속마음에 있는 내용을 서로 반대로 말함으로써 독자(혹은 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표현법이다. 이를 글로 표현했을 경우엔 문장의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겉으로는 꾸짖고 부인하면서 속으로는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이 있고, 그 반대로 겉으로는 칭찬하면서 속으로는 비난하는 것이 있다. 언급한 포스팅에 대한 누리꾼들의 댓글에서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반어법’ 표현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반어법은 서로가 친밀한 사이가 아니고서야 되도록이면 표현을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회사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업무 피드백을 해주거나, 태도에 대한 잘못을 지적할 때는 더더욱 말이다. 자칫 듣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 대신, 자신을 비꼬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작 말하는 사람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사라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지시는 명확하게, 씁쓸한 피드백은 진실로 씁쓸하게 해줘야 듣는 사람 역시 말하는 사람의 진짜 의도를 고스란히 느낄수 있을 것이다.

 

참고
1) <한국인이라면 꼭 하는 말>, 더쿠(링크)
2) <반어법의 의미>,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