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24살 여성이 결혼을 포기한 이유

우리나라에서 지금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저출산이다. 사실 저출산의 근본적인 이유는 결혼을 안 하거나 늦어지는 데 있다. 젊은 세대가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고 전혀 새로운 문화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나라에 국한한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상황이다.

 

최근에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24살 여성이 결혼을 포기한 이유”라는 짧은 글이 내 가슴을 많이 무겁게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은 저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떤 면에서는 이해가 된다. 나는 반대되는 비슷한 사례를 알고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친구는 자신의 아빠가 너무 존경스럽고 좋아서 아빠 같은 사람을 못 만날 수도 있다는 걱정에 결혼이 두렵다고 했다.

 

사실 밥을 굶는다는 것은 요즘 시대에 잘 경험하기 힘든 일이다. 내가 한창 기부에 관심이 많아서 유명 비영리 단체와 일할 때 왜 이렇게 우리나라 말고 해외에 기부를 많이 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담당자가 설명하길 요즘은 생각보다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옛날처럼 못 먹어 굶어 죽는 경우는 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뻔히 부모가 있는 상황에서 진수성찬은 바라지도 않고 밥 만이라도 먹었으면 했지만, 쌀이 없어서 굶었다고 하니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했을까?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나도 어처구니없는 공포를 겪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내가 어렸을 때 뉴스를 통해 한 정신 나간 부모가 연탄집게를 달궈서 아이를 학대하다 결국에는 아이가 죽어서 자신의 마당에 사체를 묻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혹시 나도 저렇게 되면 큰일인데 하면서 울었던 터무니 없는 추억이 있다.

 

애착 모델에 따르면 심리학적으로 부모에게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성격이 불안형 혹은 회피형으로 고착된다고 한다. 그러면 일반적인 대인관계가 힘들어진다. 이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환경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성격이다. 다행히도 불안형, 회피형 모두 안정형 사람과 어울리면 성격이 많이 둥글둥글해지면서 수월하게 대인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그러니 위의 상황과 비슷하게 슬프고 힘든 경험을 겪었더라도, 쉽지는 않겠지만, 더 좋은 커뮤니티에서 더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어렸을 적 나쁜 트라우마를 꼭 이겨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참고 <제가 아는 24살 츠자가 결혼을 포기한 이유>, S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