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때문에 3억 7천 사기당한 할머니의 사연

우리는 언제부터 읽고 쓰게 되었을까? 지금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등학교 때 이미 한글을 다 읽고 쓸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다.

국가문해교육센터는 매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열고 있다.

 

그중에서 2018년도에 특별상을 수상한 김길순 작가의 ‘3억 7천’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김길순 작가는 친구와 동업으로 화장품 가게를 열었다. 글을 읽을 줄 몰랐던 작가 대신에 친구가 많이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구의 배신으로 빚만 3억 7천을 혼자 떠안게 되었다. 결국 그 빚을 갚기 위해 아들의 방을 뺐어야 했다.

 

시에서는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글만 읽을 줄 알았어도 이런 사기는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억울한 감정이 느껴진다.

 

“나는 기를 쓰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제는 은행도 혼자 가고 싸인도 한다.”

 

작가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글을 배웠다. 글쓴이는 이제 두렵지 않다.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까. 한 편의 시지만 여기서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친구의 배신도 너무 안타깝지만, 사기를 당한 결정적 이유가 스스로의 능력 부족이었기 때문이다. 3억 7천이라는 큰돈을 잃었지만, 그 사건을 발판삼아 작가는 다시 일어서서 공부를 시작했다. ‘기를 쓰고’ 공부에 매진했다.

 

때로는 우리가 너무 몰라서 잃어버리는 것들이 참 많다. 손해 보게 되는 것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제 한글을 알게 되었으니,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살아간다고 전했다. 배움에는 늦은 게 없다는 옛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참고 <국가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