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임신 사실을 알아낸 대형마트… 왜죠???

2012년 어느 날…

 

 

(타깃, 미국의 할인점 체인) 타깃 : 앞으로 돈줄 제대로 잡을 방법이 떠올랐다.

 

 

(앤드류 폴, 당시 타깃 사 통계 전문가) 앤드류 : 그런 방법이 있으면 마케팅 부서에 말하지 왜 나를 불렀어요? 일단 들어보죠.

 

 

타깃 : 그 방법이란 임산부 고객을 잡는 거야. 고객들은 어지간하면 쇼핑습관을 바꾸려 하지 않지. 먹을 거는 식료품점에서 사고, 장난감은 장난감 매장에서 사잖아.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걸 다 팔고 있어. 

 

 

타깃 : 그런데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면 행동반경이 줄어들어 여기저기 안 다니고 동선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지. 그런 임산부 고객을 초장부터 꽉 잡아 놓으면, 임신했을 때 필요한 물품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아기 장난감에 남편 정장에 가전제품까지 몇 년 단위로 쪽쪽 빨아먹을 수 있다고. 쩔지?

 

 

앤드류 : 그 쩌는 계획에 제가 왜 필요한 데요?

 

 

타깃 : 문제는 임산부들은 본인이 임신한 걸 외부에 말하고 싶어 하지 않다는 점이야. 그걸 자네가 알아내야 해.

 

 

앤드류 : 어떻게요?

 

 

타깃 : 그걸 알아내라고 너한테 월급 주는 거 아님? 우리는 임산부 고객을 위한 할인 쿠폰 만들 테니까, 너는 임산부가 누군지 알아내라고.

 

 

앤드류 : …..

 

 

 

앤드류 : 임산부 예측 모델 갖고 왔어요.

 

 

타깃 : 어떻게??

 

 

앤드류 : (알아오랄 땐 언제고…) 임산부한테 필수적인 영양제가 철분인데, 철분제는 임신 16주에서 20주 사이부터 복용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임신하면 입덧이 심해서 향이 심한 로션은 피하게 되죠. 그러니까 어떤 고객이 철분제랑 무향 로션을 갑작스레 많이 구매하면 80% 확률로 5~6개월 뒤에 출산하게 됩니다.

 

 

타깃 : 그거 일리가 있구만. 그런데 생리대 구매 주기로 더 일찍 알아내진 못하나?

 

앤드류 : 생리대 구매를 멈추는 통계도 분석해봤는데, 해보니까 폐경기 고객이랑 범주가 겹치는 데다가, 반년~1년 단위로 벌크로 사서 구매 중단 시기를 알아내기도 힘들어요.

 

 

타깃 : 그거 일리가 있구만.

 

 

 

 

 

??? : 이 XX들아 장난하냐?

 

 

타깃 : 고객님 무슨 문제가 있으신가요?

 

 

고객 : 있지. 너희는 우리 집에 기저귀와 아기용품 할인 쿠폰을 보냈을 것이여.

 

 

타깃 : 그런데요?

 

 

고객 : 나는 5년째 피임중이고, 내 딸은 고등학생이거든? 그래서 말인데, 내 마누라가 바람을 피웠다는 거냐 아니면 고등학생이 임신을 했다는 거냐?

 

 

타깃 : 아이고 당연히 둘 다 아니죠. 배송 착오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 : 타깃아, 미안하다. 우리 딸 임신했다더라. 8월에 출산 예정이다.

 

 

타깃 : 아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총은 왜….

 

 

고객 : 지금부터 애 아빠 만나러 가려고!

위 이야기는 2012년에 실제로 있었던 일화를 한 커뮤니티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미국의 할인마트 타깃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딸의 임신 사실을 맞췄고, 이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일이 벌써 8년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지금은 빅데이터가 얼마나 발전했을까?

 

요즘에는 빅데이터의 무서움을 일상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지인은 구글 홈이라는 스마트 스피커를 장만했는데 ‘음악 아무거나 틀어줘’라고 했더니 몇 년 동안 제목을 몰라 전전긍긍하던 노래를 틀어주었다고 한다. 그제서야 재생되는 음악이 뭔지 듣고 궁금하던 제목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도 넷플릭스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옛 영화 제목을 찾은 경우도 있다. 구글 광고에서 내가 사고 싶은 상품이 뜨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니다. 이제는 빅데이터가 나도 모르는 사실과 취향까지 알아내고 있다.

 

이러한 세상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일단 사생활이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의 경우 초창기에 ‘Do no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라는 표어를 내세웠지만, 개인정보나 위치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행위가 발각된 이후로는 이 표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현재는 ‘옳은 일을 하자’라는 표어를 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식인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술 발달에 따른 신개념 독재 국가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마치 소설 <1984>처럼 모든 시민이 감시당하는 디지털 파놉티콘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 이미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과 데이터를 완비했다는 루머도 나오고 있다. (얼굴 인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고 한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주는 혜택도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습관’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강력하게 다가온다. 위에서 언급한 취향도 습관의 일종이다. 이제는 어플을 통해 수면, 운동, 식사 등 건강을 위한 습관을 체크할 수 있다. 공부 습관, 업무 습관, 소비 습관까지 전부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개인의 삶을 훨씬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도 있다.

과연 빅데이터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그 결과는 천국일까 아니면 지옥일까?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참고 :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당신이 임신한것을 알아냈습니다, 루리웹